1월1일 일출을 바라보며

by 만보

1월1일 일출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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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매일 뜬다.

1월 1일 태양은 늘 다르다.

태양을 바라보는 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 춘천의 일출시간은 공식적으로 7시 44분이었다.

6시 30분, 영하 14도의 공기는 손끝을 파고들었고, 어둠은 아직 물러갈 생각이 없었다.

아무도 없는 중도 공터에서 드론을 띄웠다.

대룡산 끝자락에 여명이 푸르게 번질 때, 시간은 흐른다기보다 쌓이고 있었다.

7시, 하늘은 붉어졌고,

7시 30분, 새털구름이 빛을 머금기 시작했다.

자동차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사람들은 말없이 동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기다림은 각자의 것이었지만, 침묵은 이미 모두의 것이었다.

7시 45분, 계룡산 산마루에 빛오름이 서서히 솟았다.

태양은 언제나 그러하듯, 충분히 기다린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드디어 환호성이 울렸다. 그 소리는 기쁨이라기보다 확인에 가까웠다.

태양은 떠올랐고, 우리는 여기에 있었다는 확인이었다.

그렇게 2026년 1월 1일, 태양이 올랐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태양이었다. 하지만, 특별한 태양이었다.

이제 하나둘 자동차는 유치원 아이들처럼 줄지어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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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시선으로 호수를 내려다보았다.

물안개가 호수를 흐르다 작은 섬에 모여 잠시 하얀 꽃처럼 피어 있었다.

상고대는 햇살을 받자 이내 사라질 준비를 했다. 아름다움은 늘 오래 머물지 않는다. 사라짐을 알기에, 그 장면은 더 또렷했다.

나는 붙잡으려 하지 않았다. 기록만 했을 뿐이다.


아무도 없는 공터에서 솟아오른 눈부신 태양을 바라본다.

오늘, 이 시간, 이 자리, 서 있는 나는 어제와 다르게 있었다.

아마도 새해의 태양이 남다른 이유는 오래된 습관 때문도, 막연한 기대 때문도 아닐 것이다.

다만, 해마다 이 순간을 통해 내가 시간 앞에 서 있고, 자유의지로 이 자리에 나왔으며, 삶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확인한다.


태양은 매일 뜬다.

그 반복 속에서 새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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