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사의 미국연수(6)

by 마라곤

8.12 화

오늘은 Mexico 국경까지 가볼 참이다. SanDiego는 1시간 거리에 Mexico 국경이 있어 이번 기회에 꼭 Mexico까지 갈 계획이었으나 우리 연수단이 오기 전 Mexico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반군에게 인질로 잡혀 몸값을 내고 풀려났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또 최근 한국관광객이 해변에서 수영 미숙으로 사망했다는 얘기도 있어서 외교부에서 관련 일정을 취소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눈 앞에서 국경을 보고 싶어 마지막 역 San Ishidro역에 도착한 것은 오후 2시였다. 멀리서 국경을 오가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곳까지 언덕길을 돌아가니 바로 앞 회전 철문이 있었고, 건너편에 Mexico 국기가 펄럭이며 국경도시 Tijuana 의 꾸미지 않은 시골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미국인은 마음대로 국경을 넘나들지만 외국인은 미국으로 들어올 때는 여권이 필요하단다. 허망하게 멀리서 Mexico만 쳐다보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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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금

장거리 주말여행은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여행지는 San Francisco. 미국의 California 대학은 8개의 분교가 있는데 그 중 San Francisco 근교에 있는 UC Berkeley의 입학안내 캠퍼스 Tour를 가기로 했다. 노벨상 수상자를 15명 이상 배출한 200년 이상 된 유서 깊은 명문대 UC Berkeley. 상징적인 시계탑 Sather Tower을 중심으로 Tour에 참석할 예비대학생 및 부모들이 모여들었고 곧 이어 재학생들이 학교 안내를 팀별로 맡아서 설명을 해 주었다. 우린 새로 신입생이 되는 기분으로 설명을 들으면서도 ‘나도 이런 곳에서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하며 기대감과 아쉬움의 표정으로 캠퍼스를 다니며 예전 우리의 모습을 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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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ry를 타고 San Francisco 북쪽 Sausalito로 향하는 배위에선 정면의 Alcatraz 섬(영화 Rock 의 배경이 된 섬; 알 카포네가 수감되었던 감옥이 있는 곳), 오른쪽으론 Berkeley가는 Bay Bridge 그리고 왼쪽의 Golden Gate Bridge가 어렴풋이 보이면서 목적지 Sausalito 가 점점 다가온다. 너무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 Sausalito에 내려 자그마한 도로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다른 일행들이 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에서 불운의 Mexico 여류화가 ‘Frida Kahlo’의 특별 전시회를 보러 가는 동안 난 Goldengate Bridge를 직접 걸어보기로 했다. 편도 3km 정도를 직접 걸으며 100년전 금문교를 건설한 중국인 노동자들의 희생을 새기면서 시작한 도보 횡단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웠으나 돌아올 때는 교통편을 구하지 못해 힘든 여정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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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 화

오후 수업을 마치고 오늘은 Hazard Center 역에 내려 근처 서점가(Lakeshore 등)에서 문화 외식을 실컷 하곤 Fashion Valley의 AMC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대학에서 미리 할인권($8)으로 구매해서 영화관 매표구에서 영화표로 교환하여 상영시간을 기다리며 놀다가 불현듯 미국인들이 California 지역에서 제일 맛있다며 항상 추천해 온 ‘In & Out' 햄버거를 먹어볼 요량으로 근처 점포 점원에게 말을 걸었는데 ,


I: Sorry, but let me ask a Question? Is there any In & Out store nearby? I heard those hamburgers are the best here.

She: Are you going to take a Trolley or drive a car?(Trolley를 타고 갈거냐? 차를 몰고 갈거냐?)


하는데 Trolley의 발음이 ‘트롤리’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찰리’라고 들리는 것이 아닌가? 난 Pardon? 했더니 역시 같은 속도로 쏘아대는데 이번에는 뒤 부분의 'drive a car' 이 들려서 직감적으로 Trolley이구나 알게 되었다. 늘 이용하던 Trolley의 간단한 발음도 순간적으로 헛갈렸다니... 이것이 교과서 영어의 맹점인가 보다.

오늘 보는 영화는 Vick Chistina Varcelona. 등급은 PG-13(13세미만 부모동반가)이다.

국내에는 아직 개봉 됐다는 이야기를 못 들었던 같은데 대화 내용이나 말의 속도 등이 그리 빠르지 않고 미국여성들이 프랑스를 여행하는 내용이라 화면도 이국적이고 외국을 다니는 우리와 처지도 비슷하여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8. 21 목

SDSU에서의 마지막 수업 날이다. 5개월 동안 부산외대에서 많은 연수시간을 가졌지만 현지 대학에서 경험하는 수업은 나름대로 다양하고 새로운 접근으로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킨 것 같다. 강사들은 젊고 활력이 넘쳤고 영어 연수의 기존 틀 속에서도 새로운 수업 방식을 시도하기도 했다. 우리는 수업시간에 했던 즉흥 쇼의 비디오를 보면서 함께 했던 지난 한 달을 되새겨 보며 수료증을 받았다.


오후 4시에 La Jolla에 있는 UCSD(Californaia 대학 San Diego 분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는 한국인 대학생 ***를 만났다.(LA에 사는 지인의 딸)

UCSD는 자연과학, 공학 쪽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캠퍼스 중앙에 있는 Geisel Library로 올라섰다. 방학이라 도서관이 조용했지만 그 중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동양계 학생들을 여러 볼 수 있었다. 높은 곳에서도 시야가 군데군데 막혀 있고 대학은 너무 넓고 흩어져 있어 UC Berkeley처럼 한 눈에 들어오는 구조는 아니었다. 드넓은 대학의 생태공원은 엄두가 안 나서 6개의 대학건물 군(Muir College, Thurgood Marshall College, Sixth College...; 여기서 College는 University 아래 단과대학이 아니라 서너 개의 단과대학 별로 군을 이루어서 별칭으로 이름 붙인 것)을 대충 둘러보곤 차에 올랐다. UCSD는 주립대학이라 학비가 사립대학에 비해서 많이 비싸진 않지만 우리나라 사립대학 수준은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가 미국에 살면서 세금을 내는 납세자의 경우는 등록금의 반 정도는 지원을 받는다고 하니 다닐 만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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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 금

마지막 자유시간에도 일행 몇 명과 의견을 모아 San Diego의 서쪽끝 반도인 Point Roma를 찾아가기로 했다. 우리의 호기심은 떠나기 전까지 계속될 모양이다.

Point Roma 는 교통편이 좋지 않았다. Old Town에서도 28번- 84번을 갈아 타고 나서야 반도의 끝자락과 광활한 서해안이 눈에 들어왔다. 한편 84번 버스를 타고 가다 군사지역이라고 버스에서 내려 다른 방향으로 가라는 미군 헌병의 사무적인 표정이 잠시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우리 일행 중 몇 명이 사진을 같이 찍자며 달려드는 바람에 여행은 다시 재미와 여유로움으로 바뀌었다. 우리는 다시 버스에 올라 2번을 더 갈아탄 끝에 Point Roma의 Cabrillo National Monument(기념관)에 도착했다. 멀리 San Diego의 시내 빌딩 숲이 보이고 Coronado가 눈앞에 펼쳐진다. 1542년, 스페인기를 달고 이곳에 온 탐험가 Cabrillo는 지금의 미국 서부해안에 도착한 최초의 유럽인이었다. 그의 동상이 서해안을 굽어보고 있으며, 다른 한쪽 등대전시관은 수백 년 동안 서해안을 지켰던 등대지기들의 생활상을 재현해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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