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 특별학급은 요즈음은 아마 거의 있는 곳이 없든지 아니면 다른 이름으로 지금의 고용노동부나 산업자원부, 뭐 이런 곳에서 운영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약 36년전 거의 교직생활 초창기에 **공업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야간에 운영하던 1-2 학급 정도의 학생들을 교육하던 곳이었다.
대상은 낮에 여러 사업체나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 공부하는 노동 인력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는 일종의 야학 같은 건데, 공교육에서 노동부와 공동으로 운영하며, 주로 공업계 고등학교에 편제를 둔 것 같다. 내가 근무하던 그 곳에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마 비슷한 기회가 전국적으로 폭넓게 운영되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 그 과정을 통해 고등학교 학력인정을 부여하는 과정이었이겠지만, 어쨌든 처음으로 고등학교에 발령을 받아 공고에서 기타 과목으로 찬밥 신세였던 나에게는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경험이었다.
예상하듯이 학생들은 대부분 그 당시 선생인 나보다도 나이가 많았고, 그들이 저녁에(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일을 마치고 온 터라 수업의 집중도나 분위기가 매우 달랐고, 수업 중 전화가 교무실로 왔다 해서 중간에 나가는 일도 많았고, 집안 사정으로 또는 기타의 이유로 결석도 많았고,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학생들의 열의는 적지 않았다고 느꼈다. 그러니까 낮에 가르치던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의 어른판이자 연장선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영어와 담쌓고 열의가 없는 낮의 아이들과는 달리 선생님에 대한 존중은 기본이고 열심히 배우려는 열정만큼은 여느 고3 수업 못지 않았다. 단지 배울 내용에 비해 시간과 여력이 부족하여 안타까울 뿐이었다.
수업을 몇 달 진행하면서 느끼게 된 것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 학생들은 가정 환경으로 배울 기회를 놓치고 바로 산업현장에 나갈 수 밖에 없었지만 고통스런 생활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갈망으로 또는 학력에 대한 부족을 채우려고 낮밤을 채우며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정규 교육을 순차적으로 밟고 대학에 가서 자격증을 얻어 평탄하게 교사가 되어 과분한 존경까지 받는 것이 당연하게 느꼈던 나에게는 여러 모로 생각하고 배워야 할 대상이었음을 지금도 느끼게 되는 건, 그 이후 전태일 영화를 보고, 교사 운동을 하면서도 그랬겠지만 소년공 시절을 겪은 현 대통령의 오래된 모습과 오버랩되는 이유일 거라는 생각을 불현듯 하게 되었다.
나의 산업체 특별학급 수업은 한 학기로 끝이 나서 그들과의 오랜 교감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이 아쉽다. 담임을 맡았으면 그런 기회가 있었을텐데 내 과목이 그들의 생활에 별로 도움이 안되어서 배정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공고에 근무하는 3년 동안 담임은 1년 밖에 맡지 못했다.) 그래도 그 한 학기가 가장 인상적인 경험 중에 하나는 된 것 같다.
PS) Gemini에게 그 때 그 모습을 그려달라고 해서 위의 이미지를 얻었는데, 실제 그때의 모습을 재현하기는 역부족인 것 같다. 실제는 위 이미지보다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면서도 인간적인 이미지를 상상했는데, 혹시 위 이미지를 보고 그 떄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