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지역신문 기자가 어른을 대할 때
지난 1년 기자 생활을 돌아보니 내 갤러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진이 남았다.
사진이 좋아 대학교 전공도 사진을 배우고 싶어 선택했기에 사진을 찍는 건 어렵지 않았다. DSLR카메라는 크기가 있어 인터뷰 사진을 찍을 때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다. 그래서 나는 핸드폰 카메라를 자주 사용했고, 11월부터는 작은 디지털카메라를 하나 구매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DSLR카메라는 주로 행사에서 사용을 많이 했다.
일을 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한 사람이 아니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었다. 고작 20여 분 대화를 나누고 친해지는 시간을 가진 다음에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 사진에서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기자와 취재원의 친밀도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 근무날 실제로 9개월을 봐왔던 분의 사진을 보면 대체로 편안한 웃음이었는데, 처음 만났던 사람들은 대체로 어색한 웃음이 담겨있었다.
나도 극 내향형이고, 어렸을 때부터 사진을 찍히는 게 정말 싫었다. 여행을 가서도 사진 찍히는 게 싫어서 내 사진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그 흔한 셀카도 1년에 1~2번 찍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신문에 박제되는 얼굴 사진을 찍히기 싫어하는 건 이해가 가능하다. 어느 단체의 회장이라는 이유로,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읍면동장이라는 이유로 누군가가 나의 사진을 찍는다는 게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기자는 어찌 보면 내 일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럴 땐 ‘찐’ 웃음을 꺼내야 했다. “자연스러운 웃음이 원래 제일 예쁜 법이에요.”, ”표정이 지금 너무 굳었어요!“ 등.. 그래도 친밀도는 사진에서 느껴지기 마련이었다. 갤러리 정리를 하면서 하나 둘.. 지워가는데 왠지 눈물이 나고 아련한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 정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인사를 나눴던 사람들의 얼굴을 다시 보고 사진을 삭제했다.
이제 내가 이 지역에서 무엇을 하며 살게 될지 모르지만, 이 소중한 인연들의 웃음을 담을 수 있었기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