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5일, 25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여태까지 크리스마스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나이지만, 그래도 이번 크리스마스는 조금 특별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왠지 모르게 아쉽고, 뭔가 해야만 할 것 같은 감정에 사로잡혔다. 정확히는 전날인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그런 생각이 자꾸 들었다.
아마 그 이유는 내년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되돌아본 2024년이 다사다난했기 때문인 것 같다.
올해는 여태 흘려보낸 여러 해들과 비교해 확실히 뭐가 달라도 달랐다.
재미있었고, 동시에 힘들었고, 때로는 기분 좋은 일도, 또 울고 싶은 일도 있었다.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이대로 보내기 싫다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노래 가사 중에 잊을 만하면 나오는 시간에 관한 내용이 있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빅마마, 체념-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로 다시.'
-김세정, 다시 그렇게-
'시간을 거슬러 갈 순 없나요.'
-린, 시간을 거슬러-
이런 가사가 담긴 노래가 정말 많고, 또 많이 듣는 것을 보면 우리는 과거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닌 것 같다.
그 미련이란, 그 과거에 함께 했던 사람이나 그 시절에 했던 것들이 그리운 게 아니라 그 시절의 나에게 느끼는 미련이 아닐까.
그리고, 지금 내가 지나가버린 올해에 대해 느끼는 아쉬움은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멀어져 갈 돌아올 수 없는 올해에 대한 아쉬움이 아닐까.
그런 감정들 때문에 올해의 크리스마스는 나에게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것들을 다시 상기해 주었다.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이다. 사실 기독교에서 기념하는 예수의 탄생일인데, 그런 종교적 기념일인 크리스마스가 국가의 공휴일로 제정되고, 우리는 서로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
종교의 자유가 어느 나라보다 높은 우리나라에서 종교적 기념일이 공휴일로 제정된다는 것이 처음에는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유를 이제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는 기독교에서 성스러운, 축복받은 사람이고, 크리스마스는 그런 축복받은 사람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서로에게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말들을 건네며 시간을 보내고, 함께 있는 것은 서로에게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모두에게 각자 다른 무게를 가지고 있었던 올해를 보낸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메리 크리스마스 :)
2024.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