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비로봉 한자는 왜 다른가

by 뜬풀


소백산 정상의 이름은 비로봉입니다.

비로봉은 금강산을 비롯해 여러 산의 정상 이름으로 쓰입니다.


비로(毘盧)는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에서 연유했습니다.

비로자나불은 부처의 진신을 높여 부르는 칭호이기에, 비로봉은 산봉우리 중 최고를 의미합니다.


오대산과 치악산 정상석에는 한글로 '비로봉'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금강산 비로봉은 가보지 못한 까닭에 어떻게 표기되어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다른 산들의 경우 한자로 새긴 경우에는 '毘盧'가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소백의 비로봉 정상석 한자는 사진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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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는 같은데 '로'자가 다릅니다.

소백산에 올 때마다 궁금했습니다.

과문하기 때문이겠지만 저 '로'자 자체를 본 바도 없고 검색으로 찾아지지도 않습니다.


산행 동무들과 그 이야기를 하던 차에, 마침 한자에 조예가 깊은 분이 계셨습니다.

그가 알려준 바에 따르면 소백산 정상석의 '로'는 '전서'로 쓰인 한자라고 합니다.

전서는 중국 진나라 때 완성된 고대 한자 서체입니다.

그제야 오랜 궁금증이 해소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의문이 일었습니다.

21세기 한국의 산 정상석에 모두가 아는 '로(盧)'자 대신 굳이 옛 서체를 사용한 까닭은 무엇일까?

물음표는 봄날 먼 사막에서 넘어 온 황사만큼이나 쉬이 걷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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