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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Feb 29. 2024

위로가 되는 글쓰기에 대하여

글쓰기 창고


누구나 글을 쓴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쓴다.  안 쓰는 것이 이상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쓰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당연한 일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글을 통해 나를 드러내고 세상과 소통하고 연결되지만 여전히 글쓰기는 고독한 작업이다. 스스로 만족하면서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공허한 시간과 싸워야 한다. 창작의 고통과 오롯이 혼자서 싸워야 한다. 모든 시간을 이겨내고 한 편의 원고를 손에 넣게 되더라도 그 원고가 빛이 날지 사그라들지 알수 없는 불안함과 또 싸워야 한다. 아무도 예술가의 작품 속에서 그것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지 못한다고 니체가 이야기한 것 처럼, 완벽한 결과물에 감탄할 뿐, 바라보는 완전함 뒤에 감추어진 고단한 노력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게 애를 쓴다고 언제나 완벽한 결과물이 보상으로 쥐어지는 것도 아니다.  사랑으로 포장되어 행운과 기회가 깃든 큐피트의 화살이 어느 누구에게 떨어질지 도무지 알수 없는 것이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철저히 혼자이지만 항상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는 글쓰기라는 사실이다. 가깝게는 나 자신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멀게는 타인들과 ‘공감‘이라는 테두리안에 묶여있다. 흐트러진 내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고 맞추며 빚진듯이 살아가는 내면의 또 다른 나를 돌아보고 다독여준다. 그렇게 내가 살아나면 글쓰기에 더 활력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내가 살려고 쓴 글에 누군가가 작은 공감을 표하며 다가오면 글쓰기의 기쁨은 두 배가 된다.



다시 또 스스로를 위로해보자면 그나마 글쓰기를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조지오웰이나 헤밍웨이. 그들은 얼마나 글을 휘갈겨 쓰고 찢어버리고 불태워버리며 망연자실한 시간을 보냈을까? 지금은 컴퓨터로 뚝딱 글을 쓰고 수정한다. 마음 먹으면 쓰기도 쉽고 수정하는 것도 너무나 쉽다. 컴퓨터가 대중화되지 못했던 그 시절, 종이에 잉크를 찍어 글을 쓰고 수정하고 마음에 안 들면 박박 찢어버리기를 반복하던 당시 작가들의 모습과 열정을 생각하면 우리가 작가랍시고 앉아서 컴퓨터를 두들겨대고 있는 것은 어쩌면 소꿉놀이에 불과한 것 같아 웃음이 피식 나기도 하는 것이다.



그냥 쓰자. 오늘을 쓰자. 대단히 잘 쓰려 하지 말고 그냥 쓰는 자리에서 손가락이 움직이는대로 생각을 출력해내보자. 최소한 치매는 안 걸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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