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저는 써야 하고 쓸수 밖에 없습니다

글쓰기강의실뒷이야기(3)

by 쓰는핑거

매주 목요일, 6주 과정으로 진행되는 성인 글쓰기 강좌. 그 두 번째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다. 강의장 입구에 서면 여전히 설레고, 여전히 조금은 떨린다.

그 감정이 싫지 않은 건, 나에게 ‘소중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늘 사진 한 장을 남긴다. 오늘의 마음을 기억하고 싶어서다.




두 번째 방문인데도 이 공간은 벌써 익숙하고, 조금은 친근한 느낌이다. 오랜만에 뾰족구두를 꺼내 신었다.

강의할 때만큼은 조금 더 단정하게, 조금 더 정돈된 모습으로 서고 싶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나는 그 마음으로 강의장에 설 것이다.





강의는 늘 미리 시작된다.

당연하겠지만 먼저 도착해 노트북을 켜고, PPT를 점검하고, 오늘의 흐름을 다시 머릿속에 그린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 이 시간은 누군가에게 어떤 시작이 될까?”

이번 강의의 주제는 ‘쓰기 시작하면 달라지는 것들’이었다. 지난주가 ‘내면 성찰’이었다면 이번 주는 ‘동기부여’에 더 가까운 시간이다. 글쓰기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시선이다. 평범하던 일상이 더 이상 평범하게 보이지 않는다. 모든 순간이 글감이 되고, 모든 감정이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관찰자의 시선을 갖게 되고, 조금씩 ‘작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놀라운 변화는 그다음부터 시작된다. 몇 문장을 쓰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과거의 시간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고, 미처 마주하지 못했던 감정과 조용히 대면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막연했던 두려움과 열등감, 이유 없이 나를 작아지게 만들던 감정들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후에는 한 시간 동안 충분한 글쓰기 실습 시간을 가졌다. 오늘의 글감은 ‘이미 내가 해낸 것들’이었다.

우리는 종종 이미 잘 해낸 일들은 쉽게 잊어버리면서

아직 하지 못한 일들만 붙잡고 살아간다. 그래서 다시 꺼내 보았다. 내가 해낸 것들, 지나온 시간 속의 작은 성공들. 그리고 그 위에 이 문장을 올려보았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는 이미 해본 사람이다.”

“그래서, 다시 해낼 수 있다.”


글을 통해

스스로를 다시 설득하는 시간. 그것이 오늘 수업의 핵심이다.


소설을 쓰고 싶은 분도 계셨고,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남기고 싶어 온 분들도 계셨다. 각자의 이유는 달랐지만 한 가지는 같았다. ‘쓰고 싶다’는 마음이다. 나는 그 마음이 이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술보다 먼저 지속할 수 있는 마음과 현실적인 글쓰기 습관을 나누는 데 집중했다. 글쓰기는 특별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지속하는 사람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강의를 마치고 나올 때마다 늘 같은 생각을 한다.





강의마치고 남의 동네에서 먹는 커피맛은 더 맛있구나




“오늘, 누군가는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겠구나.” 그 한 줄이 그 사람의 삶을 바꿀 수도 있다고 믿는다. 글쓰기는 나를 변화시키고, 내 삶을 변화시키고, 관계 속의 나까지도 바꾸는 힘이 있다.



그래서 묻고 싶다.

아직도 쓰지 않고 있는가.?


이제 글쓰기는 선택이 아니라 ‘자신을 살아내는 방식’에 더 가깝다. 나는 조금 더 조용하게 살고 있던 누군가에게 함께 쓰자고 말하고 싶다. 함께 쓰며 조금씩 변해보자고. 그래서 우리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더 가치 있게

스스로 만들어가 보자고. 나는 계속 쓰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쓰지 않던 누군가가 쓰면서 변화되는 순간을 곁에서 함께 보고 싶다. 그것이 내가 계속 쓰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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