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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Mar 14. 2022

육아에 정답은 없지!
내 상황과 아이에 맞게!

소신있는 엄마표 영어의 기분좋은 수확

아이들을 키우면서 인성교육이나 신앙교욱도 많이 신경쓰고 있고, 놓칠 수 없지만 아이들이 커갈수록 교육문제의 중요성이나 방법 등을 계속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른 어떤 교육보다 많이 신경이 쓰였던 것은 바로 영어였으니 요즘은 '영어도 하나의 언어의 개념' 으로 아직 한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한글처럼 영어를 바로 습득하고 배울 수 있는 조기교육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생각도 다르기에 정답은 없는 것이지만, 난 개인적으로 조기교육보다 적기교육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실컷 놀아본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고 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조기교육으로 공부를 맛본 아이가 실컷 놀아야 할 그때 놀지 못한 체  공부에 질려버려서 정작 공부를 해야 하는 순간에 모든 걸 놓아버리는 아이들의 케이스도 무수히 많다.



그래서 우리집 아이들은 방학 때에도 선행으로 문제집을 풀리지 않는다. 미리 학습내용을 다 익히고 알게 되어 학교수업에 흥미를 떨어뜨리게 하는 선행보다는 배웠던 개념을 한번 더 익히고 새롭게 시작하는 새 학기에 학교에서 배우는 새로운 내용들을 알아가고 배워갈 때 흥미가 유발되고 학교 공부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선행보다는 복습을 더 중요시하게 된다. 복습 개념으로 공부하고 문제집을 풀게 되면 학교에서 배웠던 거라 문제를 어려워하지 않고 쉽게 재미있게 문제집을 풀어내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게 맞다는 생각이 강해진 부분도 있다.



그래서 영어공부 또한 선행보다는 아이가 어느 정도 학습능력을 갖추고 있을 때를 노렸는데 엄마표 영어와 적절히 이루어진 방법이 아주 효과적이였다. 사실, 큰 아이는 조금 일찍 영어학원을 보냈었다. 큰 아이는 늘 엄마들의 시행착오의 가장 큰 희생양 인 것 같다. 엄마도 경험이 없어서, 확실한 교육관이나 가치관이 미흡했어서 실컷 놀리고 싶으면서도 주변에 휩쓸려서, 뒤쳐지면 안될 것 같은 그런 조바심에 조금 이른 감은 들었지만 큰 아이가 학교 들어가기 몇달 전인 7살 때 영어학원을 보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추구하고 좋아하는 육아가치관이 있다.




어렸을 때 실컷 놀자

가기 싫어하는 학원에 억지로 보내지 말자.

학원보다 집에서 책 많이 읽히자.

저학년때까지 실컷 놀아본 아이들이 공부할 때가 되면 스스로 잘한다.

아이들을 심심하게 두자. 심심할 때 창의력이 폭발한다.




이 가치관을 가지고 육아를 하면서도 무작정 놀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집에서 시간을 떼어 조금씩 공부하는 습관도 훈련도 길러주었고 공부를 하든, 책을 읽든, 성경 필사를 하든, 무엇을 하건 간에 30분 이상 책상앞에 앉아있을 수 있는 이른바, 엉덩이 훈련도 길러주었고 그 시간도 차츰 늘려갔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아이를 돌아보니 영어학원과 더불어 새롭게 배우게 된 피아노 학원. 원래 다니던 태권도 학원까지... 내 눈엔 아직도 한없이 아기같은 1학년이 된 큰 아이가 학원에 다니느라 놀 시간도 확보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내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학원순례를 하기 시작한 아이의 모습이 뒤늦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생각했던 육아방식이 아니였다. 한참 놀아야 할 나이에 학원을 3개나 다니느라 놀 시간이 없는 큰 아이가 안쓰러워졌다. 그래서 과감하게 영어학원을 뺐다. 그 때가 파닉스를 막 끝내고 리딩과 문법이 들어가기 시작하는 단계였는데 그 어린 아이가 문법을 배운들 머리 속에 남아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본인이 배우려는 의지 없이 앉아있는 학원에서의 학습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고 아직 큰 아이의 하드웨어는 그 프로그램을 장착하기엔 과부하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육아책에서도 많이 얘기했던 상황이였다. 그래서 영어학원을 빼고 집에서 놀렸다. 집에서 마냥 놀릴 수 만은 없으니 그때부터 놀면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엄마표영어를 시작했다.








암기력이 좋은 편이였던 큰 아이는 학원에서 단어를 많이 배웠고 알았기 때문에 엄마표 영어를 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정말 자연스럽게 노출만 시켜주었다. 흔히 많이들 하는 엄마표 영어의 대표적인 것이 아이 귀가 심심할 틈이 없도록 영어CD를 틀어놓고 영어책을 읽어주고 영어 DVD로 노출시켜주는 것이다. 어렸을 때 이런 방식의 흘려듣기가 참 중요하다고 했다. 영어 CD를 틀어주는 것에 열심을 내서 귀가 심심하지 않도록 다양하게 틀어주었다.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은근 귀찮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열심을 냈다. 집에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엄마표 영어로 흘려듣기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면서도 또 너무 질릴까 싶어서 클래식이나 동요. 성경암송찬양등 정말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아이들의 귀를 심심하지 않게 해주었다. 그리고 붙잡고 영어책도 많이 읽어주었다.  다행히 집에 아이들 수준에 맞는 재미있는 영어책이 꽤 있었고 너무나 유명한 옥스포트 리딩트리 영어책은 읽고 또 읽고 또 읽어주었다. 아이들이 매일 읽어달라고 가져왔다. 밤에 자기 전에 책 3권씩 읽어주면서 영어책도 꼭 함께 끼워서 읽어주었다. 동화책과 함께 늘 영어책을 끼워서 낮이고 밤이고 읽어주었다. 그리고 DVD도 많이 보여주었다. 유튜브나 만화영화보다는 영어로 된 영상만 볼 수 있도록 유도해주었다. 대표적인 것이 까이유나 페파피그, 퍼피 구조대 등이였다. 영어로 된 거 아니면 다른 건 볼 수 없도록 단호하게 말해주면 아이들은 그저 뭐라도 보고 싶어서 영어로 된 만화영화 앞에 몰려들었다. 아이들이 좋아했던 토이스토리나 겨울 왕국 등 디즈니의 대표적인 영화들도 왠만하면 한글이 아닌 영어로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약간의 원망과 원성이 높아지면 영어로 본 다음에 아이들이 보고 싶어하는 만화영화도 한글로 조금 볼 수 있도록 발란스를 맞춰주었다. 영어가 싫어지지 않도록 말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엄마표 영어에 입문했던 큰 아이가 내심 아쉬웠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된 큰 아이는 이미 영어학원에서 파닉스 단계도 마친 상황이였기 때문에 흘려듣기의 엄마표 영어가 조금 늦은 감이 있었다. 엄마표 영어의 핵심은 흘려듣기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크고 좋다. 공부가 아닌 일상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고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아이에게도 분명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영어학원을 그만 두었지만 집에서도 계속 영어를 듣고 접할 수 있는 확장의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큰 아이를 타겟으로 엄마표영어를 시작했지만 의외의 수확은 어린 동생들이였다. 어린 동생들이 자연스럽게 엄마표 영어를 어깨 넘어 함께 듣고 배우고 읽고 다양하게 접했고 확실히 큰 아이보다 어린 동생들이 영어로 DVD를 보는 것도, 영어 CD를 듣는 것도, 엄마가 읽어주는 영어책에도 더 관심이 많았고 흥미가 높았다.




큰 아이랑도 했었지만 작은 아이들에게 더 반응이 좋았던 원문 한번씩 큰 소리로 따라읽기!


아직 어린 아이들이기에 가능했다. 엄마가 읽어주면 아이들은 들리는 대로 영어로 큰 소리로 따라했다. 거부감이 없었다. 아이들이 듣고 말하기 어렵지 않은 선에서 짧게 짧게 끊어서 엄마가 들려주는 영어를 큰 소리로 따라읽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따라하는 훈련도 함께 해주었다.




그렇게 큰아이가 1학년때 시작했던 엄마표영어.

큰 아이는 그렇게 다른 아이들 다 영어학원에 다닐 때 영어학원에 다니지 않았다. 대단하게 가르치진 못했지만 집에서 꾸준히 아이들에게 흘려듣기와 따라읽기. 집중해서 듣기 등의 방법으로 영어를 노출시켜주었다. 그렇게 4학년이 된 큰 아이는 다시 영어학원에 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도 별로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남편이 전문영어하원에서 아이가 배우기를 너무나 바랬기 때문이다. 많이 알아본 끝에 날마다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이 가능한 영어전문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3곳의 영어학원에 방문해 레벨테스트를 보았는데 모두 하나같이 "영어 학원에 안 다니고 있었던 것 치고는 기본기가 잘 되어있다" 라는 칭찬을 받았다. 4학년이 기본기가 우수하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안주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영어학원에 다니지 않고 있었던 큰 아이의 기본기가 우수하다는 사실은 그나마 엄마표 영어를 하고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영어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큰 아이는 빛의 속도로 성장했다.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의지가 있고 흥미와 욕심이 생기는 것이 느껴졌다. 어린 동생들과 놀만큼 놀았던 큰아이가 공부할 역량과 하드웨어가 갖춰졌을 때 본격적으로 시작한 영어공부를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것이느껴졌다. 학원에서도 늘 아이의 집중력과 역량과 열심, 명석함에 칭찬을 내둘렀다. 진도도 빠르게 차고 나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엄마 손에 이끌려 억지로 영어학원에 가서 무의미하게 앉아있다 오는 것보다 실컷 놀아본 아이가 본인 스스로 하려는 의지와 노력과 역량이 갖춰졌을 때 시작한 것이 가장 큰 효과였던 것 같다. 중학생 문법도 무난하게 마스터하며 학원의 에이스로 성장하며 칭찬받는 큰 아이가 정말 기특하고 오랜 시간 영어학원에서 매진하고 있는데도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우는 아이가 대견할 뿐이다. 최근에 아이가 다니는 학원으로 친구들이 모두 옮겨왔다. 5명이니 한꺼번에 옮겨왔고 우리 아이가 잘 하는 모습을 보며 내심 기대하는 마음으로 옮겨온 것이다. 옮겨오면서 친구들이 레벨테스트를 보았는데 결과가 놀랍다. 그 전부터 계속 영어학원 다녔던 그 친구들의 레벨이 우리 아이보다 모두 낮았고, 우리  아이의 수준에 겨우 턱걸이로 붙었다. 누구 하나 우리 아이보다 높은 레벨을 받은 친구가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큰 아이의 경험으로 나는 동생들에게 엄마표 영어를 더 열심히 해주기로 했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둘째아이도 일단 영어공부방 파닉스 반에 등록했다. 큰 아이 때 경험을 바탕으로 파닉스를 좀더 체계적으로 제대로 배워야겠다 싶은 마음이 있어 엄마가 가르치는 것보다는 전문선생님께 배우는 것이 낫다는 판단으로 영어공부방에서 파닉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첫 수업 후 걸려온 상담전화 내용에 또 한번 놀랐다. 다른 친구들은 영어를 처음 시작하니까 낯설고 잘 모르니까 끝 부분만 겨우 듣고 따라하거나 아예 안 따라하는 게 보통인데 우리 아이만 큰 소리로 선생님이 불러주시는 모든 영어음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따라하더라고 놀라시면서 말씀해주셨다. 보통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셨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조금 틀리더라도 비슷한 소리로 선생님이 불러주는 모든 소리를 따라하고 자신있게 모방을 하더라는 말이다. 그 순간 나와 함께 영어책을 큰 소리로 따라읽었던 둘째아이의 모습이 생각났다. 형아보다 더 잘 따라했고 형아보다 더 열심을 내서 따라 읽어주었다. 그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너무 기분이 좋았다. 사실 하면서도 효과가 있을 까 반신반의했던 모든 시간들이였지만 놓치지 않고 꾸준히 아이들을 붙잡고 해주었던 엄마표 영어의 모든 시간들을 확실하게 보상받는 순간이였다.





영어공부방에 다녀온 둘째아이가 기분좋게 말한다.


"엄마!! 나 오늘 스티커 네 개나 받았어!

한 명은 하나도 못 받고 두개 받은 애들도 있었는데 나만 다 맞춰서 나만 4개 받았어!"

라고 기분좋게 말하는 아이의 모습에 엄마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둘째 아이도 파닉스만 완벽하게 잘 배우고 나면 집에서 엄마표 영어로 더 적극적으로 노출시켜주고 실컷 놀리다가 큰 아이때처럼 고학년이 되면 전문적인 영어학원에 보내려고 계획하고 있다.




뭐든지 다 그렇지만 의지가 없고 관심이 없으면 모든 것이 도로묵이다. 파닉스를 안정적으로 잘 마쳐놓고 집에서 꾸준한 흘려듣기와 집중듣기 따라읽기만 잘 해도 의지 없이 비싼 영어학원에 가는 것보다 효과만점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잘 하고 있는 결과물로 큰 아이의 눈부신 성장을 보고 있고 어깨넘어로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된 동생들의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 

내 상황에 맞게! 

내 아이에 맞게!

소신껏!

실패해도 괜찮아!

자신있게!

기도하며!

지혜를 구하며!

하나님의 은혜임을 기억하며!


오늘도 그렇게 아이들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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