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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Mar 10. 2022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나의 연약함을 고백할 때 뜨겁게 만나주시는 하나님...

뭐든지 하면 할 수록 잘 할수 있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고 사람의 잠재된 능력인 것 같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오래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 일들을 쉽게 해나갈 수 있는 타고난 재능과 능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또 타고난 사람들보다 오래, 끈질기게 노력한다면 누구라도, 무슨 일이라도 마음 먹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기도 또한 그런 것이였다.

처음에는 방법을 몰라서, 그냥 주문을 외우듯,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나기 전이였기 때문에 '그저 하늘에서 내 기도를 듣고 계시다면 들어주세요' 라는 마음으로 기도했던 것 같다. 예배를 드리며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서 마음이 감동되고 기도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신앙교육을 통해서, 주일날 주시는 말씀을 통해서 기도의 참된 의미와 방법에 대해서 배우기도 한다. 그런 미약하고 무지한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친히 말씀을 통해 가르쳐주셨다. 대표적인 기도의 방법은 주기도문을 들 수 있다. 주기도문 한 글자 한글자 묵상해보면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주신 모든 것에 감사하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기도를 드리라고 말씀하신다. 아버지의 통치와 다스림이 이 땅가운에 이루어지길 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죄를 사하여주신 것 같이 우리도 다른 사람의 잘못과 용서를 덮어주기를 구하라고도 말씀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는 늘 어려웠다. 내가 하고 싶은 기도가 있음에도 다른 사람이 크게 부르짖어 기도하는 통성기도 시간에는 다른 사람의 기도 소리가 크게 들려 집중하지 못할 때도 많았다. 하나님 아버지 앞에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도 잘 몰랐다. 하지만 조금씩 기도의 자리에 있게 하셨고 훈련받을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셨고 기도의 자리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지키고, 기도의 자리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조금씩 내 기도의 지경도 넓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오로지 나의 개인적인 기도 뿐이였다. 나를 위한 기도, 내 아이들을 위한 기도, 남편을 위한 기도, 우리 가족을 위한 기도... 이렇게 개인 적인 기도만 하기에도 시간이 꽉 찼다. 그렇게 시간에 쫓겨 개인적인 기도만 간신히 끝냈던 모습에서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다.  나의 개인적인 기도제목은 내려놓고 다른 사람을 위한 중보기도 시간이 더 많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어려움에 당한 이웃을 위해서, 아픔에 놓인 사랑하는 지인을 위해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 등 다양한 중보기도로 조금씩 기도의 영역이 확장되었고 조금씩 기도의 지경이 넓혀지고 있다. 시간을 내어서 기도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이 모든 훈련은 '어머니 기도회'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매주 수요일 뜨겁게 찬양하고 말씀을 듣고 아이들을 위해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던 그 시간. 아이들을 기도로 올려드리고 내 아이와 남편과 가족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당한 이웃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는 중보기도시간을 통해서 무지한 나의 기도의 지경을 넓혀주셨다. 나에게 하루에 주어진 길고 긴 24시간동안 시간을 떼어 기도하며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하나님과 교제나눌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고 그 시간으로 진실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신다.  이것 저것 분주하고 바쁜 일상속에서 시간을 떼어 기도하지 않으면 도무지 기도할 수 없고 그 자리를 지키기란 어렵다. 동네 친한 엄마들과 삼삼오오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나누는 시간도 좋았지만 기도의 은혜와 능력을 경험하고 체험하자 나는 이제 그런 자리에 휩쓸려 다니지 않게 되었다.  그 자리보다 하나님 아버지 앞에 있는 시간이 더 좋아졌다. 처음에는 그런 자리와 모임까지 다 지키고 챙기면서 하나님 앞에 나아갔는데 점점 힘에 부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정리되었고 하나님만 온전히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는 믿음과 여건을 허락해주셨고 그 시간을 통해서 나는 영적으로 부쩍 성장하고 있다. 커피숍에 앉아 엄마들과 담소를 나누며 자녀를 내 손 바닥에 위에 올려놓고 '내가 엄마로써 잘 하고 있는지' 전전긍긍했던 그 시간보다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을 살며 기도로 하나님 아버지 앞에 아이들을 올려드리자 아이들이 더 잘 크고 존귀하게 여김을 받으며 칭찬받고 인정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기도하는 그 시간만 채우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다 됐다고 생각했다. 할 일 중에 하나를 끝냈다고 생각되기도 했다. 그렇게 하다보니 의무적이고 습관적인 루틴으로 남기도 했다. 물론 바쁜 삶 속에서 놓치지 않고 그 시간을 지키는 것도 의미가 있고 감사한 일이지만 하나님의 깊은 뜻을 깨달아 알게 되고 성령님의 따스한 터치와 감동이 있는 기도는 바로 눈물이 절로 흘러 나오는 그런 기도였다.


세리는 눈을 들어 감히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탄식하며 이렇게 말했다. 

" 하나님 나는 죄인입니다. 불쌍히 여기소서..."

세리의 고백을 진심으로 담아 드리면 눈물이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따뜻한 눈물이 가슴부터 치밀어올라 하염없이 뺨을 타고 흘러 내리는 눈물이 있어야 진정으로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고백하며 가슴을 치는 탄식하는기도가 있을 때 만나주신다.

 내가 어떻게 하나님 앞에 서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나의 부족한 모습을 보게 하신다. 내가 붙잡고 기도해야 할 것을,내가 추구해야 할 진리를 깨닫게 하신다. 그 시간은 정말 내 모든 것을 하나님께 쏟아놓으며 하나님께 집중하여 온전히 연약한 나를 만나고 따뜻하고 빛되신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기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내 안에 온갖 더러운 것들이 정죄된 듯한 개운함과 깨끗함과 온전하게 된 듯한 그 느낌이 너무 좋다. 그래서 형식적으로 기도하는 것보다, 의무적으로 그 시간을 지키며 기도하는 것보다, 탄식과 눈물이 절로 터져나오는 그 깊은 시간을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하나님의 임재하심이 있다.  그 시간을 통해서 온전히 나에게 바라시는 뜻을 분별할 수 있게 된다.



때로는 정말 내가 울고 싶지 않아도, 울 일이 전혀 없는 평안함 가운데 있는데도 뜨겁게 터져나오는 눈물이기에 신비하고 감사한 것이며 하나님의 따뜻한 터치와 성령님께서 주시는 감동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그렇다.

모든 것이 평안하고 감사하다.

모든 것이 부족함이 없이 넘친다.

자녀들이 건강하게 잘 크고 있고 남편이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며 그 길을 형통하게 이끄시며 하나님의 영광의 잔에 거룩한 부담감으로 참여하고 감사할 수 있는 귀한 직분들을 감당하며 하나님의 자녀로 힘있고 담대하게 살아가게 하신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엔 막상 기도가 잘 되지 않는다.

부족함이 없고 평안하고 감사한 순간에 더 뜨겁게 기도할 수 있는 것 같다.

주신 것에 감사하며 평안함 가운데 은혜를 쌓아나간다.

또 만나게 될 인생의 고비 앞에서 지금 쌓아온 은혜와 사랑으로 버티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함이 없고 감사가 넘치는 이 순간에 다른 것에 만족하고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음이 기쁨이고 감사인 것을 아는 것이 그저 감사하다.

우리 자녀들이 어렵고 힘든 고난의 상황 가운데에서만 절박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평안함 가운데에서 감사가 넘치는 가운데에서도 모든 것 주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기억하며 은혜의 자리에 힘 있게 나아가며 그 자리를 지키는 복된 자녀가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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