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는핑거 Feb 24. 2022

아이들의 손을 굳게 잡고

좁은길 은혜의 길로

늘 지나고 나면 후회가 밀려온다.

그리 화낼 일이 아니였는데...그리 속상할 일도 아니였는데...그리 힘들어할 일도 아니였는데 하면서 말이다. 후회없는 인생과 선택이 어디있겠느냐만은 여전히 후회로 얼룩진 과거들은 부끄러움만 남길 뿐이다.


나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철저히 외로웠고 철저히 무너졌다. 결국 넘어지고 말았지만 괜찮다. 금방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음이, 툭툭 털고 일어나는 시간이 짧아진것에 나름 위로를 얻는다. 그걸로 감사하고 만족하다.


그 시간 나는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누군가에게 살짝 이야기해주었더니 깜짝 놀란다. 왜 그런걸로 힘들었느냐고...그냥 쉰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왜 그러느냐고 놀라면서 핀잔을 준다. 누군가는 공감해주고 내 맘을 알아준다. 너무 그럴 것 같다고, 어떤건지 알겠다고 한 없이 이해해준다. 코로나에 확진되어 예배의 자리에 나가지 못하고, 하나님의 일들을 할 수 없게 된 그 짧은 시간 내가 느낀 어려움에 대해서 말이다.


지나고 나니, 나 또한 그게 그렇게 나를 힘들게

할 일이였나 싶기도 하다. 아니, 힘들어하는

그 순간에도 '왜 나는 이런 게 힘들고 못 견디게 아픈건가...' 싶기도 했다. 당장 일을 하지 못하는 생계의 막막함에 무너지기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너무 너무 아프고 힘든데 딱히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절망을 느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난 생계를 위협받는

것도, 목숨을 위협받는 것도 아닌데 , 잠깐 쉬게 되는

은혜의 자리가 못 견디게 그리워서 내 감정을 또 그리 학대했을까...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 코로나에 확진되어 격리되었다는 두려움. 후유증의 두려움. 가족들의 연이은 확진으로 끝이 안 보이는 두려움. 아이들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안스러움. 다시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몸이 아프고 힘드니 모든 두려움이 나를 누르며 힘들게 했다. 거기에 기도로 준비했던 겨울 성경학교까지 겹쳐서, 아이들이 그 은혜의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유년부 교사로써 겨울성경학교를 준비하는 모든 시간이 힘들고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 모든 시간을 잘 감당하고 나면 상상할 수 없는 풍성한 은혜와 영적인 성장으로 내가 한뼘 더 자라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그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이 커진 것 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분명히 알았고 내가 놓친 것들을 보게 하셨다. 여전히 연약하고 어린아이같은 나에게 자신을 굳게 세우라고 말씀하셨다. 느헤미야와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도하며 조롱과 비방속에서도 아랑곳 하지 않고 성전을 다시 건축했던 것처럼 무너진 성벽을 다시 쌓으라고 말씀해주셨다. 광야의 시간을 보낼 때,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기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구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내가 놓친 것들을 보았다. 하나님의 주권을 놓쳤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려했던 교만하고 안일한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아이들을 놓쳤다는 것을 알게 해주셨다. 잠시 내 영적인 성장앞에서 아이들을 놓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사랑하고 내가 존귀히 여기며 한 없는 사랑을 부어주며 하나님 앞에 기도로 올려드려야하는 아이들을 잠시 놓쳤던 내 모습을 보게 하셨다. 아이들 셋을  챙겨 예배의 자리에 나가는 것이 고단하고 귀찮아지면서 '나 혼자만 잘 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두고 혼자 하나님앞에 나아갔다. 앞으로 당분간 그럴 생각이였다. 그 모습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지 않으셨으리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러면서 다시 확실히 알게 하셨다. 내가 무엇보다 꼭 잡고 하나님께 함께 나가야 할 아이들의 손을 놓쳤다는 사실을...



아이들과 함께 예배의 자리에 나가며 하나님께  기도했다.  시간 우리가 다른 곳에 있지 않고 하나님 앞에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우리 아이들이 기도와 말씀 가운데, 엄마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의 유년시절이 예배의 기쁨과 감격으로 충만하게 해달라고... 아이들과  자리를 지킬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다. 내가 대단한 지혜와 능력이 있어서 세상 사람들처럼 많이 가르치고 많이 경험하며 아이들을  키우지 못하더라도,  시간 세상 사람은   없는 특별한 사랑과 은혜로 아이들을 키워달라고. 믿음 달라고 구했던 엄마였는데  자리를 놓치고 버렸다. 아이들을 주렁 주렁 매달고 힘들게 그 자리에 나가는 것이 은혜가 되지 않았고 나도 남들처럼 혼자 편하게 , 홀가분하게 신앙생활 좀 하고 싶었는데 왜 하나님은 나를 편하게 두지 않으실까...의구심과 원망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내가 감당할 사역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엄마로써 하나님의 자녀로써 마땅히 해야 할 사명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다른 사명보다 아이들과 함께 하나님앞에 나아가는 거시 하나님께서 나에게 원하시고 가장 기뻐하시는 사명이라는 것이다.  잠시 놓쳤던 아이들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니 새삼 아이들의 모습이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새로운 비전과 용기가 솟아난다. 놓쳤던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미소가 보이기 시작하니 비로소 마음이 편해진다...











그 길은 좁은길이다.

가끔은 외롭기도 한 길이다.

가끔은 '내가  하고 있는 건가' 싶은 의구심이 밀려오면 모든게 의미없어 보이기도  길이다.

누군가가 보면 광신도라고 생각하고 비난하지 않을까 두렵기도 한 길이다.

그래서 좁고 좁은길이다.

하지만 연약한 나를  아시기에 동역자를 보내주시고 붙여주셨다.



다시 그 길에 용기있게 나아간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세상이   없는 평안과 감사와 은혜가 아이들의 유년시절을 풍성하게 채워주시길. 그 은혜와 따뜻한 정서로 이 험한 세상 빛의 자녀로 , 하나님의 자녀로 힘있게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과 원천이 되길...


이 시간 나와 아이들이 더 훈련받고 하나님을  알고 만나고 경험하며 예수님안에서 꿈을 꾸고 비전을 세우는 아이들의 삶이 되길 기도하며 힘있게 나아간다.

작가의 이전글 나 자신을 굳게 세워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