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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Mar 15. 2022

설레이는 봄 작은 변화들

꽃을 좋아하게 된 엄마의 작은 변화는 인생의 순리이다.




뜨거운 핫초코가 어울리던 겨울이 지나가고 어느덧 봄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3월달이 되었다. 아직 봄인지 겨울인지 헷갈리는 날씨이긴 하지만 추운 바람에 옷깃을 여며보아도 체감하는 추위가 겨울에 느끼던 매서운 바람과는 확연히 다르다.




 겨울엔, 정확히 얘기하자면 지난 겨울엔 눈이 많이 오지 않은  같다. 수북히 쌓인 눈을 본게  세번 밖에  되는  하다. 확실하진 않지만 눈이 오면 어김없이 나가서 놀아야했던 아이들과 밖에서 함께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두번 뿐이였던 기억력에 의존한 사실이다. 겨울은 그렇게 아쉽게 지나갔지만 왠지  길고 무겁게 느껴지는 지난 겨울이다.  안을 가득 감싸따사로운 햇빛도 겨울 햇살의 느낌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포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문득 다가온 ''이라는 단어 때문일 것이다.










길고 길게 느껴졌던 겨울방학도 끝났다.

코로나로 인해서, 추운  날씨로 인해서  웅크리고 있었던  같다.  아이가  다시 불태웠던 겨울방학 영어캠프의 3주의 시간을  마치면 아이들과 신나게 놀러다니려고 마음 먹고 있었다. 서대문 형무소, 아미 미술관, 곤지암 리조트 스키장, 고흐 전시관, 파라오의 비밀 전시  겨울방학을 이용한 다채로운 체험을 만끽해보려고 생각하고 계획했는데 정작  곳도 가지 못했다. 코로나가 두려웠고 추운 날씨가 몸을 웅크리게 했다. 귀차니즘을 포장한 코로나 핑계로 집에 머무르며 자연스럽게 집순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 집순이에게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찾아왔다.  가족이 코로나에 확진되면서  강제 집콕생활의 정점을 찍었던 그런 겨울방학이였다.



원래 에너지가 넘치는 나는 집에 있는  보다 밖에서 활동하는   좋아한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집순이가 되어간다. 집순이가 편하고 좋다. 이것 또한 나의 작은 변화이다. 밖에 있을 때에 주는 활기는 집순이가 즐기는 여유와는  다르다.

균형 있는 삶이 필요하다











그렇게 춥고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겨울이 지나갔다. 아이들의 방학도 끝났다.





아이들은 겨울방학이 끝난 것이 못내 아쉽다. 아이들과 함께 아쉬운  해보지만  이제 자유라는 해방감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아이들과도 약간의 거리가 필요하다. 하루종일 끼고 있는 것도 별로 유익하지 못하다. 서로 떨어져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을 유익하게, 충직하게  지키고  후에 만나면  애틋한 법이다. 열심히 학교에서 선생님 눈치밥 먹으며 친구들과 아웅다웅 다투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며 함박웃음꽃을 피우기도 하는 치열한 사회생활을 기특하게  내고  아이들을 힘껏 안아주고 보듬어  힘과 능력이 생겨나는 법이다. 좋아하는 연인과 하루종일 붙어있으면 금방 질리고  볼일 없어지는  처럼 부부 관계도, 부모와 자녀 관계도, 모든관계엔 적당히 거리가 필요한 법이다.







어쨌든 북적북적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비어 외로워 보이던 아파트 단지가 활기가 넘친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거리가 썰렁했다. 코로나가 정점을 찍던 때였기 때문일 것이다. 추운 겨울이였기 때문일 것이다. 어딜 둘러보아도 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아이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썰렁했던 거리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활기로 생기있어졌다. 봄과 어우러져 설레이게 한다. 추운겨울, 도무지   같지 않던 봄의 문턱에서 봄의 기운을 만끽하고 있으려니 도무지  다시 설레이지 않을  같던 설레임이 아지랑이 피어나듯이 올라온다. 새로운 기대가 생겨난다.








쇼핑사이트에서 할인하길래 처음 구매해본 튤립.


너무 싱싱한 상태로 와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아직 꽃이 피기  푸르른 꽃몽우리가 활짝  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정확히 이틀만에 꽃봉우리가 벌어지고 예쁜 빛깔과 자태를 드러낸다. 아이들도 신기해하며 연신 나에게 알려준다. 튤립이 활짝 피었다고...








튤립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적은 처음인  같다.

 이렇게 생겼구나...





꽃을 많이 사보긴 했는데 튤립은 또 처음이였다.

그저 세일해서 구매해보았는데 꽃은 어느 꽃이나  예쁘고 생김새 다른 것이  매력적이다. 마치 아이들의 모습 하나 하나가  다른  처럼  꽃마다 저마다의 빛갈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것이  매력적이다.








주기적으로 꽃을 사는 여자가 되었다.


기분 전환이 필요할 , 그냥 예쁜 꽃을 바라보며 꽃멍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선물이 가장  아깝고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이렇게 변해간다. 예쁜  한다발을 사가지고 와서 집에 있는 화병에 물을 가득 담아 꽂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옷을 사서 입은 것처럼 우리 집도 새로워진다. 꽃이 주는 생기와 따뜻함이 있다. 너무 금방 식어버리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최대한 오래 보고 싶어서 아침마다 물을 갈아주고 줄기를 잘라주고 꽃잎을 정리해보아도  일주일 뿐이다. 시들어진 꽃을 보면 괜히 미안해진다.









예쁜 꽃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놓고 글을 쓴다.

 옆에 아이들이 있는 모습도 좋다.

전업주부의 작은 사치이다.






꽃과 가장  어울리는 그림은 책과 커피이다.


사진을 연신 찍어댄다. 아이들 사진을 찍을 떄처럼 공을 들인다. 어느덧 아이들 사진보다 꽃사진을 많이 찍고 있진 않는지 피식 웃음이 난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남편이 그러지 말라며 한소리 한다. 정신없이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어느새 아이들은 훌쩍 자라고  손길이 많이 가지 않게 된다. 작은 여유가 생기면 그때 식물과 꽃이 좋아지더란다. 자녀들을 돌보듯 식물을 돌보고 물을 주고 닦아주고 있게 된단다. 말도 걸어주면 식물이  잘자라더란다. 그렇게 정성을 들여 키운  식물이 꽃잎을 틔우면 그렇게 기특하고 예쁠 수가 없단다.  뻔한 스토리가 나에게 펼쳐지고 있다.


이제 시작단계인가 싶기도 하다.  뻔한 스토리로 변해가기 정말 싫었는데 아주 자연스럽게  안에 그런 변화가 생겨난다. 전초증상인 꽃이 예뻐보이는 나이다. 점점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아이들 사진에서  사진으로 바뀌어간단다. 웃긴건 나만 그런게 아니라 주변에 비슷한 엄마또래들의 모습이 그렇다는것이다. 웃프다.








이것은 인생의 순리라고 결론내렸다.

그러니 나이를 조금 더 먹었다고 찾아온 변화 앞에서 그리 슬퍼하지 않으련다.

어쨌든꽃이 좋다. 꽃이 있는 집이 좋다.




이렇게 얘기하자니 아이들을 다 키운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여전히  손길이 많이 필요한  명의 아이들이 있다. 개학을 하니  바빠졌다. 학교 마치고 릴레이로 돌아오는  아이들 간식 챙겨주고 릴레이로 학원 픽업하러 다니다보면 눈코 뜰새 없이 정말 바쁘다. 그래도 꽃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내 안에 조금 생기긴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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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에 엎드려 절 받기로 남편에게 꽃선물을 받았다.

초콜렛은 주문하지 않았는데 보너스로 안겨주었다.

어쨌든 화이트데이에 꽃과 초코렛은 너무 좋다.




가만보니 노란 튤립의 모습이 보인다.

집에 빨간 튤립도 있는데!

남편도 몰랐나보다.

그냥 담아주는 대로 받아왔겠지.

그래도 아쉽다.

그래도 프리지아랑 잘 어울린다.

노란 튤립과 빨간 튤립은 다르다.

고마워 남편!

꽃을 좋아하는 아내의 작은 변화에 부응해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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