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에서 뭉클하기까지 감정의 롤러코스터

KakaoTalk_20251121_224320116.jpg

"와우 놀라워라." 김애란 작가의 소설을 낭독 음악 공연으로 듣고 난 감탄사다.

2주 전 만난 지인으로부터 알게 된 낭독 공연을 관람하였다. ACC 문화 정보관에서 실시된다는 정보를 듣자마자 예매했으나 대기자였다. 볼 수 있는 행운이 오기를 기다렸다. 1주일 앞두고 관람 예매자로 되었으니 공연 시간 맞춰 방문하라는 문자가 왔다. 8시간 강의 후 달려가 공연 시작 5분 전 도착하였다. 서명하고 필사본과 관람 수첩, 메모장을 받고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벌써 150여 명이 앉아 있었다. 다행히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그 많은 사람 중에 공연 정보를 줬던 지인커플이 보였다. 지인이 자주 착용하는 모자를 보니 반가웠다. 인사하고 옆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피아노 연주자 포함 3명이 먼저 입장했다. 피아노 연주 시작으로 음악이 흐르더니 엄마 역할인 칼자국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이어 극중 딸이 나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낭독이 이어졌다. 엄마와 딸이 역할에 맞춰 낭독하던 중 남자 배우가 손님으로 등장했다. 남자 배우는 손님이 되었다가 딸의 남편도 되었다. 엄마가 앉아서 칼 가는 장면이 낭독 내용에 맞춰 사실적으 재연했다. 뒷허리살도 살짝 보여서 나도 모르게 피 웃었다.


보편적인 여성상이 아닌 억척스레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엄마의 죽음으로 장례를 치르면서 임신 3개월 차 딸은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고 남편과 대화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장례를 다 치르기 전에 사과를 먹게 했다. 사과를 먹게 한 데는 무슨 이유가 있을 라며 궁금했다. 출연진들의 끝인사로 손뼉 치다 보니 1시간의 공연이 끝났다.


참으로 오랜만에 아주 신나게 박수쳤다. 오랫동안 쳤다. 150여 명 넘는 관객들과 호흡 맞춰 박수 치고 웃고 했더니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 이어 작가와의 토크가 이어졌다. 사회자와 작가가 일문일답하였다. 아주 편안하면서도 위트있게 진행되었다. 작가의 장점 중 하나는 진지한 농담을 잘하는 것 같다. 작가 자신도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


토크에서 '아 그렇구나~!' 했던 것은 고3 수험생의 질문에 대한 작가의 답변이었다. 사랑한다는 것, 진짜 사랑이라는 것은 상대가 맘에 안 들고 못생겼어도 끝까지 곁에 남아 있어야 되는 것인지에 해 물었다. 작가는 함께 하는 동안 미워하고 잘해주지 못해 이별했다면, 그 사람에게 다해주지 못한 것을 새로운 사람에게 하면 된다고 작가의 생각을 들었다. 그러면서 글 쓰는 주제에 자주 거론되는 엄마와 아버지의 동의를 받고 쓴다고도 했다.

메모와 관찰 그 상황을 보고 관점을 달리 해석해 보았을 때 더 나은 글이 탄생한다고도 했다. 또 다른 객석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왜'가 아닌 '어떻게'를 활용했을 때, 더 넓은 시각과 더 많은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작가의 북토크를 들으며 돌려 깎은 사과에서도 죽은 엄마와 딸의 연결성으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얘기했을 때, 아무나 작가가 되는 게 아니라는 것 느꼈다. 감탄과 감동으로 물든 밤이었다. 돌아오는 길, 낮에 수업에서의 장면이 떠올랐다. 꼭 알고 있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던 내용에 대해 물었는데 아무도 답변을 못 했다. 당황스러웠다.


공부해야 할 양이 많은 것을 알지만 아무도 답변못하다니, 아니 안하다니. 다시 한번 칠판을 끌어당겨 판서하며 설명했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으로 복창을 요청했다. 단어 이해에 대해 예를 들어 설명까지 하게 되었다. 점심시간에도 공부했는지 오후 수업에서 연결하는 의미로 물어보니 술술 답변했다. '아이쿠 다행이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오후 수업에서는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감동스럽기도 했다. 1주일 동안 두 번의 내부 평가를 준비했던 학생들이어서 지친 기색이 역력하여 5분 일찍 마쳤다. 그리고 마무리로 자기를 껴안고 한 주간 고생했고, 장하다고 토닥토닥하는 모습을 다 같이 했다. 웃음과 박수로 마무리하고 곧바로 공연장으로 달려갔다. 공연장까지 촉박하여 밀리지 않기를 바라며 갔다.


하루 동안의 감정들, 당황과 감동 그리고 뭉클함까지, 오늘은 감정의 롤로코스트를 탄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글로 만나는 삶의 의미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