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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보다 예쁜 여자 Jun 20. 2024

샤넬을 화려하게 부활시킨 칼 라거펠트

칼 라거펠트 : 라인 오브 뷰티 전시회




어릴 적 내 꿈은 패션디자이너였다. 지금도 그 꿈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 전설적인 패션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 Gabrielle Bonheur ‘CoCo’ Chanel)(1883~1971)은 그 무엇보다 자신의 일을 가장 사랑했다. 평생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렸던 샤넬은 여든이 넘은 생의 마지막까지 바느질을 하며, 패션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며 샤넬 슈트를 클래식한 스타일로 정착시켰다.



가브리엘 샤넬( Gabrielle Bonheur ‘CoCo’ Chanel) 출처:chanel Inside


나의 무덤 위에 나를 짓누르는 돌이 없기를.
내가 원하면 언제든 밖으로 나와
천국에 가서 천사들의 옷을 지어주기 위해서.
-가브리엘 코코 샤넬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패션은 사라지지만 스타일은 남는다.
Fashion Passes, Style Remain
-코코 샤넬-


샤넬이 구현한 영원한 여성성은 사후 50년이 지난 후에도 샤넬의 스타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곡선을 따라 흐르는 실루엣과 모던한 감각의 샤넬 재킷은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으로 섬세한 여성의 우아함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한다.


샤넬의 의상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다른 이유는 샤넬 스스로가 모던한 여성의 전형적 모델이 되어 자신의 디자인을 홍보한 데에 있다. 활동적인 여성상을 대표하는 마른 몸매와 짧은 머리 스타일로 자신이 디자인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직접 착용한 모습은 사회적 선망이 되었다.



나의 블루 가죽 장미 작픔과 나



자신의 작품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작가 자신이라 생각한다. 샤넬처럼 나 역시 내 작품의 모델이 되어 작품을 잘 표현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꽃을 만드는 나도 여성성을 가장 추구하고 있기에, 그녀의 작품을 많이 볼 수 있는 샤넬 런어웨이 패션쇼를 영상으로 자주 즐겨 본다. 내 작품을 모델들의 의상 위에 그려보며 영감을 얻기도 한다.




가브리엘 샤넬 출처:chanel Inside 유튜브



한 개의 깃털이 장식된 둥근 형태의 밀짚모자는
당시에는 굉장히 대담한 시도였다.
그녀에게는 자연스러운 기품인
우아함(elegance) 이 느껴졌다.
-칼 라거펠트-



칼 라거펠트(Karl Largerfeld)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



1982년, 샤넬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최적임자로, 검은 안경과 백발의 포니테일로 우리에게 익숙한 독일태생의 칼 라거펠트(Karl Largerfeld)(1933-2019)가  선택되었다, 1983년 1월, 샤넬 오트 쿠튀르 컬렉션 데뷔 무대를 통해 그는 샤넬을 화려하게 부활시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창조적 디자이너의 표본이 되었다.



샤넬이 트위드 슈트를 위해 창조해 낸 브레이드 장식을 다양하게 변형시키고 샤넬 로고를 크게 강조한 액세서리들을 활용해 샤넬을 젊고 트렌디하면서도 럭셔리한 이미지로 창조했다.



칼 라거펠트는 천재적 재능으로 샤넬 본래의 스타일에 새로운 요소를 접목해 가며 끊임없는 변화를 거듭했다. 웨스트민스터 공작의 사냥복에서 영감을 얻은 샤넬이 만든 트위드(tweed)를 매 시즌 새롭게 변신했고, 재킷에 실크 안감을 대고  꼬임 장식이나 캐주얼한 프린지로 시대와 유행을 초월해 재창조했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나는 변화를 지지한다.
내가 하는 작업은 나의 관점에서
세상의 변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칼 라거펠트-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칼 라거펠트는 패션과 문화 분야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디자이너로 1950년부터 2019년까지 65년 동안 샤넬(Chanel) 외에도 펜디(Fendi), 끌로에(Chloe), 그의 고유 브랜드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의 창의적인 디렉터로 눈부신 활약을 했다. 예술과 사업 두 부문에서 패션을 접근해 역사상 유례없는 다양하고 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독일 함부르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칼 라거펠트는 어릴 때부터 드로잉에 뛰어났고 예술과 옷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14세에 가족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그는 새로운 젊은 세대의 취향과 교감하고 패션의 변화에 적응하는 순발력이 있었다. 1964년부터 끌로에(Chloé)에 합류해 1972년 무렵 라거펠트는 패션을 이끌어가는 디자이너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샤넬로 옮기기 전까지 20년간 끌로에를 이끌었고, 9년 간의 공백 후 1992년부터 1997년에도 이어졌다. 1965년 펜디(Fendi)에도 합류한 칼 라거펠트는 1984년 Karl Lagerfeld, 1998년 Lagerfeld Gallery 론칭을 이어가며 자신의 브랜드 또한 전개해 왔다. 그러나 라거펠트는 끌로에, 펜디, 샤넬 등 기존 브랜드를 혁신하고 재창조하는 데 더 큰 능력을 발휘해 왔다.  특히 샤넬의 창의적인 디자이너로 활동한 26년에 걸친 작업은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



작년, 뉴욕 여행 중 마침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에서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를 가서 보며 내내 가슴이 설레었다. 이 전시회는 앞서 열린 멧 갈라쇼(Met Gala)에 송혜교, 제니 등 글로벌 패션계 인사를 비롯해 전 세계 유명인들이 칼 라거펠트의 의상을 많이 입고 참석해 관심을 증폭시켰었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위대한 옷이 있을 뿐,
그 뒤에 숨겨진 위대한 이론 따윈 없다.
-칼 라거펠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 store 칼 라거펠트 인형


전시회는 1950년대부터 2019년 최종 컬렉션까지 그의 패션에서 나타나는 선(line)을 통한 라거펠트의 독특한 작업 방법론을 조명했다. 칼 라거펠트의 독특한 스케치에 초점을 둔 전시회는 150점의 작품 대부분이 유려한 라인의 스케치와 함께 전시되었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줄이 길게 늘어서서 한 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했지만, 그의 뛰어난 디자인과 지치지 않는 창의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전시회는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냈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곡선과 직선으로 구성된 라인 오브 뷰티 전시장 디자인은 칼 라거펠트의 절친한 친구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 (Tadao Ando)가 작업했다. 그는 칼 라거펠트의 엄청난 스케치에서 영감을 얻어, 그의 자유로운 보헤미안적이고 다이내믹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곡선과, 합리성을 표현하는 직선으로 진정한 디자이너의 모습을 상징화했다고 한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1996년 라거펠트는 처음 만난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게 프랑스 비아리츠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만들 것을 의뢰했었다. 이 프로젝트는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그 후, 둘은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안도 다다오는 직선과 구불구불한 선의 교차점을 예시하고 라거펠트의 창의적 역동성을 표현했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라거펠트가 현재 있다면,
이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했을지 궁금했다.
나의 오랜 친구와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었다
-안도 다다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곡선과 직선의 기묘한 만남으로 긴장감을 주는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전면에 라거펠트의 시그니쳐인 손가락 없는 장갑을 끼고 스케치하는 크게 확대된 영상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스케치는 라거펠트의 창의적인 표현의 주요 방식이자 그의 주요 의사소통 방식이었다.  프리미어 다 틀 리에 (Premières d'atelier)는  그의 2차원 드로잉을 3차원 의류로 변환하는 역할을 맡은 재봉사들이다. 전시는 Lagerfeld의 복잡한 작업 방법론을 탐구하고 그의 패션이 2차원에서 3차원으로 진화한 과정을 보여 준다.



칼 라거펠트의 컬렉션을 기록했던 프랑스 영화제작자 로이크 프리장(Loïc Prigent)이 진행한 일련의 카메라 인터뷰 상영과 창의적인 협업을 보여준다.


전시회의 첫 번째 섹션에서는 1997년부터 2019년까지의 칼 라거펠트의 컬렉션을 추적하고 기록했던 프랑스 영화제작자 로이크 프리장(Loïc Prigent)이 진행한 일련의 카메라 인터뷰를 상영하며 이 창의적인 협업에 대해 보여 주었다. 샤넬, 끌로에, 펜디, 라거펠트의 이름을 딴 브랜드의 프리미어를 소개한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전시회의 다음 섹션은 칼 라거펠트의 스케치의 개념적 표현을 나타내는 두 개의 관통 선, 즉 구불구불한 선과 직선으로 고정된다. 구불구불한 선은 라거펠트의 역사주의적, 낭만주의적, 장식적 충동을 나타내고, 직선은 그의 모더니스트, 고전주의, 미니멀리스트 경향을 나타낸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전시회는 두 부분으로 구성된 풍자적인 라인으로 마무리된다. 첫 번째 부분에는 기발한 자수를 통해 표현된 칼 라거펠트의 의류가 포함된다. 두 번째는 확연히 구분되는 흑백 의상의 다양한 표현을 통해 칼 라거펠트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앙상블을 보여준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칼 라거펠트의 의상을 입은 마네킹들은 공간에 떠 있기도 하고, 벽면을 오목하게 파서 만든 검거나 희게 칠해진 아치형, 직사각형 등의 공간에 들어가 있기도 하다. 검정벽은 수많은 LED 조명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러 개가 겹치는 곡선 가운데에 서면 다른 구역은 살짝 엿보이기도 하고, 다시 되돌아 나올 수도 있다. 현재의 예리한 관찰자이면서 미래를 지향하고, 과거의 전통 역시 존중하던 그의 작업을 생각나게 한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칼 라커펠트의 다양한 라인의 의상들을 지나면 80대의 아이폰과 한대의 아이폰이 중앙에 있는 타원형의 방에 다다른다. 문구와 함께 라거펠트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 라인 오브 뷰티(Line of Beauty) 전시회


나는 항상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때로는 생각하지 않는 것도 말한다.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의상과 액세서리



부채를 비롯한 그가 가장 사랑하던 액세서리들을 보게 되는 마지막까지 내내 긴장감을 주며, 예술, 영화, 음악, 디자인, 패션, 문학 및 철학에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전시회를 약 6분의 영상으로 전부 빠짐없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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