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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보다 예쁜 여자 Mar 29. 2024

세상의 무게를 짊어지고 간 리처드 세라

뉴욕현대미술관(모마)에 전시 중인 Richard Serra의 Equal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조각 예술가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가 85세를 일기로 26일(현지시간) 뉴욕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폐렴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리처드 세라는 뉴욕의 트라이베카의 6층짜리 벽돌건물에서 살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리처드세라의 스튜디오는 맨해튼 외에 롱아일랜드의 노스포크 (North Fork, Long Island)와 캐나다의 노바 스코티아 (Novar Scotia, Canada))에도 있다.



Richard Serra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



193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서쪽 바닷가 끝에서 조선소 배관공의 아들로 태어난 리처드 세라는 거대한 강철의 배가 바다로 미끄러져 진입하는 광경을 언덕에 위치한 그의 집 창문에서 항상 보곤 했다.  그는 바다를 ‘물로 채워진 사막’이라 표현했다.



리처드 세라는 예일대학원에서 미술 공부를 할 때 철제공장에서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다. 이때의 경험이 그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철공소에서 일하며 무거운 철 재료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졌다.



1960년대 중반 리처드세라는 유럽에서 고무 (rubber) 네온 (neon) 리드 (lead) 등의 재료로 추상조각을 만들다 납 (steel)을 용해해 모양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가마솥에 납판을 가열한 다음 녹은 금속을 국자로 벽에 뿌린 후 바닥에 놓고 길고 울퉁불퉁한 주형으로 굳혔다. 스플래시 (splash )라 불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작품은 용해한 납을 이용해 재료가 지니고 있는 자체의 모양을 드러내게 하는 <과정의 예술> (process art )이다.



리처드세라는 이미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질량, 무게, 공간을 묘사하는 능력, 중력의 압력 하에서 작동하는 방식 등 ‘형태’를 연구했다.



1970년대부터 그는 을 재료로 한 작업을 시작했다. 거대한 철판 작품은 미니멀리즘 시기를 대표하는 리처드 세라의 작품들로 거대한 철판을 재료로 공간을 구성하는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Richard Serra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



리처드 세라는 철이라는 재료가 가진 강하고 무겁고 거친 속성을 유연하고 가볍고 부드러운 속성으로 대체해 철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그러나, 철로 만든 거대한 공공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위압감을 주었다.



로어맨해튼 (Lower Manhattan)의 연방건물 (Federal building) 바깥광장(federal plaza)을 양분했던 거대한 강철덩어리인 기울어진 호 <Tilted Arc >(1981)의 붕괴 가능성은 관객들에게 상대적인 연약함을 불러일으키며 활발하게 작품 감상을 하도록 유도했다.



Richard Serra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   기울어진 호 (Tilted Arc) 높이 3.6m 길이 36m 무게 73t 에 달한다.



이러한 리처드세라 작품의 참여적 성격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리처드세라의 높이 3m 65cm의 거대한 적갈색 녹슨 강철판은 관객들에게 위압감을 주었고 통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근 10년간의 법적 공방 끝에 1989년 기울어진 호 <Tilted Arc>의 강제 철거가 이루어졌다.



리처드세라의 기울어진 호는 해체되어 브루클린의 창고로 옮겨졌다. 지금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 알렉산드리아 버지니아에 보관되고 있다고 한다. 당시 리처드세라는 <기울어진 호 Tilted Arc>가 해체되었을 때, 그의 가족의 죽음으로 비유할 정도로 상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장소에 근거한 설치 작품을 제작한 리처드세라의 작품들은 여전히 인기를 끌었으며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뉴욕현대미술관 모마 홈페이지 캡쳐 사진



리처드세라의 Equal (2015) 은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 (The Museum of Modern Art)(MoMA) 2층 갤러리 210 데이비드 게펜 윙(David Geffen Wing )을 꽉 채우고 영구 전시 중이다.



작년 9월, 뉴욕현대미술관 (모마)에서 리처드세라의 Equal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 왔다.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 (MoMA) 2층 갤러리 210 데이비드 게펜 윙(David Geffen Wing )에서 전시중인 라처드세라의 Equal



리처드 세라의 Equal (2015) 은 보잉 777보다 더 무거운 강철(steel) 단조 블록 큐브들이 갤러리 하나가 꽉 차는 방 크기로 조립되어 있다. 각 직사각형 큐브의 크기는 5 x 5.5 x 6 피트이고 무게는 무려 40톤이다. 쌍으로 쌓인 8개의 단조 강철 상자로 구성되어 있다.



뉴욕현대미술관 모마 홈페이지 캡쳐 사진



리처드 세라는 각각의 스택을 구별하기 위해 상자의 짧은 쪽과 긴 쪽의 위치를 회전시켰다.  각각의 방향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각 스택은 같은 높이 11피트이다.  또한, 어떤 면도 정사각형이 아니다. 쌓인 블록들은 부분적으로 겹치거나 완전히 겹쳐진다.



Equal은 ‘동등하다’ ‘같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좋겠다.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 (MoMA) 2층 갤러리 210 데이비드 게펜 윙(David Geffen Wing )에서 전시중인 라처드세라의 Equal



한 블록이 다른 블록 위에 놓여 있는 간단한 구조지만 보는 관객들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한다. 거대한 조각품은 보는 사람을 압도하며 숭고함까지 불러일으킨다.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관객들에게 저마다 다른 새로운 경험을 유도한다.


이런 리처드세라의 작품은 철강 자체의 녹슨 색감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 (MoMA) 2층 갤러리 210 데이비드 게펜 윙(David Geffen Wing )에서 전시중인 라처드세라의 Equal 철의 색감



‘이미지’ 보다 ‘형상’(형태)를 연구했던 리처드세라는 그 형상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발전했는지, 어떻게 조합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처드세라는 이 작품을 위해 철물제작소에 처음 갔을 때, 작업기사들에게 큐브의 가장자리를 망치로 내려쳐서 10밀리미터 두께 이하로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어마어마하게 큰 철근 조형물을 내려쳐 그런 두께를 정확하게 만들어 본 적이 없는 기사들이었지만 철근두께를 최대한 얇게 만들어 보기로 했다고 한다.



리처드 세라는 Equal 전시를 하며 이렇게 강조했었다.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 (MoMA) 2층 갤러리 210 데이비드 게펜 윙(David Geffen Wing )에서 전시중인 라처드세라의 Equal



가상현실로 가고 있는 현재의 21세기는 가상을 통하여 이미지를 읽는다. 가상현실은 촉감을 부정한다.


우리는 걷기, 보기, 만지기, 느끼기 같은 감각을 통해서 예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이 공간은 작품의 무게에 대한 몸의 무게를 찾을 수 있게 해 주며 방의 실체에 근거를 두고 있다.


여러분이 방 안 어디에 있든지, 여러분은 그 작품의 부피 안에 있을 따름이다“


-리처드 세라 (Richard Serra) -



뉴욕현대마술관 홈페이지 영상 캡쳐 사진 리차드 세라




작년에 블로그에 아주 짧은 15초 영상 모먼트를 재미있게 만들어 올렸었다. 아래 영상인데, 리차드 세라도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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