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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켓인차이나 Jul 11. 2023

중국 짭스타그램 샤오홍슈와 인스타의 차이

이전 글에서,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마치 뭐든 다 카피하는 복서처럼(출처: 더 파이팅)

샤오홍슈의 디자인은, 인스타그램을 벤치마킹한 정도가 아니라, 그냥 대놓고 베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모르고 보면 샤오홍슈와 인스타그램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죠. 그럼 디자인이 똑같으니 둘은 완전히 똑같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저 "중국이 또 카피했다" 정도로 넘어가기엔, 그 속에 배울 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인스타그램과 샤오홍슈는, 콘텐츠를 대하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를

첫 진입화면

스토리

두 가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첫 진입화면


서비스를 관통하는 핵심을 파악하는데, 가장 직관적인 것은 첫 진입화면입니다. 

(좌)인스타그램, (우)샤오홍슈

인스타그램은 앱을 들어가면 나오는 첫 진입화면이 팔로워의 게시물입니다. 그만큼 인스타그램은 “내 친구의 게시물”을 보는 것이 서비스를 관통하는 핵심입니다. 반면에, 샤오홍슈의 첫 진입 페이지는 “탐색(explore)”입니다. 샤오홍슈는 “내 친구의 게시물”보다, “내 관심사의 정보”를 보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입니다. 

인스타그램과 샤오홍슈의 차이

두 서비스의 차이점은 출발점과 기업 DNA로부터 파생됩니다. 인스타그램의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은 아날로그 사진에 열광했습니다. 그런 그가 창업 실패 후 기본에 충실해 다시 도전했으니, 그 기본이 바로 사진이었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의 필터를 사진에 씌워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가장 초창기의 인스타그램이었죠. 샤오홍슈의 시작은 쇼핑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였습니다. 내가 여행하고자 하는 지역에서, 구매할 가치가 있는 쇼핑 리스트를 찾아보는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래서 샤오홍슈에게 사진과 영상은, 정보에 신뢰를 주는 수단에 불과할 뿐입니다. 인스타그램의 DNA는 "사진"으로부터 파생되고, 샤오홍슈의 DNA는 "정보"로부터 파생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앱 중에서, 내 관심사의 유익한 정보를 찾아보는 앱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죠. 트위터 역시 첫 화면이 탐색이며, 왼쪽으로 스와이프 해야 팔로워의 게시물이 보입니다. 이런 점을 보아, 샤오홍슈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스토리에 카테고리가 있다?


2016년에 출시된 스토리는, 이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기능입니다. 샤오홍슈는 2019년, "hey"라는 이름으로 이 기능이 런칭됐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순간을 공유하는데 집중한 스토리에 비해, hey는 명확한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hey가 출시된 초창기, 유저는 8가지 카테고리(공부/셀카/기분/헬스/쇼핑/아침밥/다이어트/현재 기록) 중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hey는 카테고리와, 업로드 빈도수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hey는 카테고리를 선택할 뿐만 아니라, 얼마나 오래, 자주 할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부 카테고리를 선택해, 주 5일을 10주 동안 업로드하기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럼 위 사진처럼, 공부 인증을 42번째 업로드한다는 표시도 뜹니다. 또한 샤오홍슈의 게시물과 마찬가지로, hey 또한 첫 화면인 탐색 페이지에 노출이 되기에, 같은 카테고리로 업로드한 사람의 hey를 볼 수 있습니다. 현재 hey의 카테고리는 수십 가지가 넘으며, 본인이 원하는 카테고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샤오홍슈의 hey는 유저, 플랫폼 입장에서 각 3가지의 이점이 있습니다.

유저의 3가지 이점

본인의 목표를 달성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음

같은 카테고리로 업로드해 서로 동기부여 가능함

꾸준히 콘텐츠를 올려 자연스럽게 노출돼 팔로워가 증가함

샤오홍슈의 3가지 이점

유저 리텐션을 끌어올리고, 콘텐츠 양을 자연스럽게 늘림

유저들 사이에서 플랫폼 문화로 자리잡음

유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부여해 플랫폼 이미지를 개선함

이렇게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에, 윈윈 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이 스토리를 카테고리 없이 출시할 수 있었던 이유는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스냅챗(snap chat)이 이미 시장 검증을 마쳤으며, 유저들도 이 서비스에 익숙해진 상태였습니다. 두 번째로 인스타그램은 사진이 본질이기 때문에, 스토리가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스토리는 팔로워의 하루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했으며, hey는 같은 관심사의 사람들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만약 샤오홍슈도 첫 진입화면이 팔로워의 게시물이었다면, 만약 hey가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 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반응이었을 겁니다. 샤오홍슈는 쇼핑 공유 커뮤니티라는 기업의 DNA를 잘 유지한 체, 인스타그램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적절히 가져와 응용할 줄 알았습니다. 물론 디자인적으로는 거의 똑같아 보이지만, 그 내면의 본질은 서로 완전히 달랐습니다. 아직도 샤오홍슈가 인스타그램을 카피한 것 같습니까? 아니면 인스타그램을 잘 벤치마킹했다고 생각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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