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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ide up May 15. 2024

먹이사슬과 생각사슬

꼬치 > 과자 > 군대


우당탕탕 라이프!


오늘은 등을 타겟팅해서 30분간 무산소를 하고, 나머지 30분은 하체 운동을 했다.


배는 안 고팠지만


운동을 열심히 했기에 근육이 생기려면 먹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카레 돈까스에 고구마 무스까지 추가했다.


아주머니께서는 “이렇게 주문한 사람 처음 봐서.. 카레에다 고구마를 짜줄까요? 돈까스 위에 짜줄까요? 돈까스를 따로 줄까요?”


나.. 또한 이렇게 주문한 적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3시 반쯤 늦은 첫 식사를 마치고


카페에서 잡무를 하고, 핸드폰을 보고 = 아무것도 안 하고..ㅎㅎ


기숙사로 이동했다.


기숙사 방에는 항상 룸메이트가 있기에


기숙사 1층에 있는 공용 공간(공부/수다/요가 멀티 공간)에서


요가매트를 깔고 잠시 누웠다.


그렇게 20분 정도 잤다가 스스로 코를 고는 것 같아 깼다.


민망하여서 주변에 있던 책을 좀 보았다.


‘트랜스 지방’에 대한 위험을 알려주고, ‘오메가 3’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7시 30분경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다.


밖에 비도 추적추적 바람도 쌩쌩 부니까 나가고 싶지도 않았다.


기숙사 내에 있는 편의점에서 프로틴 아몬드 우유 1팩과 피그인 더가든 샐러드 그리고 누들핏 라면을 샀다.


기숙사 방에 잠시 들려 오메가 3와 아연을 오랜만에 챙겨 먹었다.


아몬드우유와 샐러드를 먹으니까 배가 다 찬 기분이어서 라면은 긱사방 서랍에 넣어두었다.


피티선생님에게 저녁 식단 사진을 보내자, “단백질은요?”하고 질문이 왔다…


그래서 배는 찼지만  편의점에서 ‘오븐구이꼬치’를 2+1에 샀다.


핫바, 꼬치 이런 거 정말 안 먹는데, 맛있어 보여서 샀더니 핫바 맛이랑 똑같았다.


단백질은 15그람이었다.


분명 배는 안 고픈데 꼬치를 다 먹자 버터 갈릭 바게트 과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것도 단백질이 15그람이었다. 지방은 27그람이었는데


위험한 ‘트랜스지방’은 0그람이었다.


600칼로리짜리 과자를 5분도 안 되어서 다 먹은 거 같다.


한번 먹으면 끝장을 보는 타입이라..


과자를 먹으면서 영국남자 유튜브에서 올라온 ‘해군 훈련 체험하는 영국 대학생들’ 영상을 보았다.


영상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그리고 운동 후 단백질을 채우려다가 과자를 먹고 과자를 먹으니까 유튜브를 보면서 눈물을 닦는 나의 모습이 어이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눈물의 이유는 ‘안쓰러움’이었다.


20대 초반의 한국인 남성들이 교관에 말에 순응하며 훈련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러웠다.


원하지 않는 걸 해야 하는데, 자기 의견도 못 말하고 순응해야 하는 그 복종의 상황이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계속해서 한계의 상황으로 몰아가는데 그걸 대한민국 남성이라는 이유로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 불합리하고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군대에 다녀온 친구들 말로는 초반 3개월 동안 사회랑 격리되어서 있었던 게 생각도 정리되고 너무 좋았다, 군대에서 책을 제일 많이 읽었다 등 좋은 의견들을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의 군대가 선택이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출산이 가정을 꾸리는 목적이자 의무가 아니고 선택이 된 것처럼.


군대를 가지 않아도 학교 공교육에서 여성과 남성 다 기본적인 전장상황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예비군 훈련 정도는 여성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팀을 이루어서 레이저 총을 쏘는 예비군 훈련은 해보고 싶다.. (논외로, 중학교 때 갔던 해병대 캠프는 정말 힘들었다..)


군대에 곧 가야 할 동생을 생각하면


“이 녀석 빨리 가서 정신 좀 차려라.”라는 생각과 “잘 적응해야 할 텐데”하는 걱정이 공존한다..


결론은


대한민국 군인과 군인이었던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하고.. 또


나는 지금 많이 먹었으니


러닝머신을 30분 정도 뛰러 가야겠다는 거다.


앞으론 단백질을 채우려고 야밤에 꼬치와 과자를 먹으면서 유튜브를 보다가 눈물이 나서 어이없는 상황에 헛웃음을 지으며 글을 쓰지 말자.


오늘은 좀 이상한 하루였다.


맥락없는 이 글 처럼..


카레와 돈까스 무스처럼..


무맥락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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