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일 년에 두 번 기러기는 하늘을 난다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꼬박 하루 걸려 그곳 도착하면
언제나 밤늦은 시간
문을 열 때 엊그제 온 느낌
첫날은 정신없어하고,
이틀째는 피곤하고,
사흘부터 묵은 이야기를 푼다.
일주일은 너무 짧은가?
이주일은 좀 아쉽지?
적어도 삼 주는 돼야지?
그곳을 떠나올 때는 언제나 새벽
잠 설치고 어둠을 갈며 공항행 택시를 탄다
마음도 무겁고 몸도 무겁고 눈꺼풀도 무겁고
하늘에서 내리면
엊그제 있었던 장소
빈 아파트 문을 열며
문득 드는 생각
내가 언제 그곳에 갔다 왔지?
지금 퇴근하는 길 아닌가?
참 이상해
꿈꾼 것 같아
지구 저편 식구 보고 온 것 맞나?
일 년에 두 번씩 기러기는 긴 꿈을 꾼다
이곳, 저곳 그리고 다시 이곳
먼 길을 오가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