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출산 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 이유는 저출산 세대의 아이들이 입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저출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학원가는 큰 타격을 받지 않은 듯 보였다. 주로 고등학생들이 학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고, 이 아이들은 아직 저출산 세대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저출산 세대가 본격적으로 입학을 시작하면서 뉴스에서 보도된 대로 저출산의 여파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목동, 대치동 같은 불변의 절대 학군지 외에도 작은 학군지는 서울에 굉장히 많다. 하지만 이러한 학군지의 이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십몇 년 전 학생이 많았던 마포구는 이제 학원가가 절반 가량 줄었다. 집값이 올라 신혼부부가 들어가기 힘든 지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고 신혼부부 주택이 많이 공급된 지역에는 학원가가 번성하기 시작한다.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학교 교육은 변화하기가 쉽지 않다. 저출산으로 인해 학급당 학생 수는 줄고 아이들의 인간관계도 줄고 개인화를 원하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학교 교육은 재빨리 변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니즈가 학원가로 들어오고 있다. 대형 학원이더라도 한 반의 학생 수는 적게, 학생별 맞춤 교육, 개인 관리가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입시가 쉬워진 것은 사실이다. 수험생이 70만 명일 때와 50만 명일 때의 입시 경쟁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학구열이 줄었느냐? 그것은 절대 아니다. 왜냐하면 수험생이 줄어든 것만큼 일자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문과 절대 안 돼! 무조건 이과!
이과 열풍이 그에 한몫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 문과 졸업생이 갈 수 있는 일자리가 거의 소멸하다시피 했다. 그 여파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대기업 신입 채용은 전년 대비 60% 줄었다. 그나마 신입을 채용하는 제조업은 이과생에게만 문을 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엄마가 문과 가면 안 된대요.", "아빠가 문과 가면 대학 등록금 안 준대요."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꽤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을 가서 졸업을 해도 일자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위해 대학을 가는 건데 먹고살 길이 좁아졌다 보니 학구열은 식을 길이 없다.
(이런 상황을 보고 있으면 저출산 현상이 이해된다. 줄어든 일자리의 여파로 꿈을 꾸어야 할 10대 아이들이 백수가 될 걱정을 하고 있다.)
교육업계에 종사한다는 건 저출산의 첫 번째 도미노라는 의미다. 이제 도미노가 시작됐다는 게 느껴진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일이 없다는 게 절망적이지만 그래도 세상에 나와 준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