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할 자유, 자유로운 후회

마음의 사용법

by 찌니


나는 언제나 내가 선택한 길을 걷고 싶었다. 누구의 인생도 아닌 내 인생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 늘 앞섰고, 그것은 때로는 용기였고, 때로는 고집이었으며, 어떤 날엔 그저 막막함에 대한 저항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안정적인 길을 걸을 때, 나는 조금 불안정하더라도 내 마음이 끌리는 쪽을 택했다. 다들 괜찮다고 말하는 길에서도 나는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하곤 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이게 맞는가. 이 선택이 남들 눈에 좋아 보이기 위한 건 아닌가. 그리고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을 때는, 차라리 돌아서기를 택했다. 그렇게 나는 많은 것들을 돌아보며 살았다.

자유롭고 싶었다. 타인의 기대나 기준에 맞추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내가 편안한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때로는 기회를 포기했고, 때로는 사람을 놓았다. 불확실함을 감수하는 대신, 선택의 책임은 내 몫이 되었다. 그건 분명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태도였고, 나는 그것이 맞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이 항상 흔들림 없는 건 아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유롭게 살겠다는 선택의 끝에서 나는 아주 조용하고 은근한 후회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 후회는 언제나 늦게 도착했다. 어떤 날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냥 참고 했더라면 지금쯤은 좀 더 편했을까?” “한 발짝만 물러섰더라면, 뭔가를 얻고 있었을까?”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누가 막은 것도 아니었기에 오히려 더 내 책임 같았고, 그래서 스스로에게 말도 안 되는 원망을 품기도 했다. 내 선택이었기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었다. 애써 내린 결정들이 때로는 나를 더 외롭게 만들었고, 자유를 얻었지만 동시에 어떤 것들은 확실히 잃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런 후회가 있다고 해서 그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후회는 삶에 따라붙는 그림자 같은 거고, 자유란 늘 대가를 요구하는 이름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으니까. 자유를 얻으려면 안전을 내려놓아야 하고, 나다움을 지키려면 남들의 기대를 저버려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나는 그 무게를 알면서도 여전히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후회는 마음을 무겁게 만들지만, 그 무게를 통해 나는 내가 어떤 삶을 원했는지를 자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마음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바뀌지 않았다. 완벽하지 않은 선택들, 불안한 결과들, 그리고 때때로 나를 시험하는 하루들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내가 선택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조금은 안도한다. 이게 정답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 길은 내 것이니까.

나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자유를 택했지만, 결국 그 자유로 인해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걸 안다. 그래도 괜찮다. 후회할 자유라도 내가 택한 것이라면, 그것 또한 나답게 살아가는 방식일 테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불안해도 괜찮다. 나는 오늘도 내가 선택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묻는다. 정말 이 삶을, 내가 선택한 이 길을 사랑하고 있는지. 대답은 언제나 ‘완전히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는다’는 마음이 남는다. 어쩌면 그 정도면 충분한 걸지도 모른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내가 내린 선택들이니까. 불안 속에서도 결국 나를 지탱해준 건, 스스로에게 솔직하려 했던 그 수많은 순간들이었다.

앞으로도 나는 수없이 선택할 것이다. 그 선택들 중에는 또다시 후회를 남길 것들도 있을 테고, 또 어떤 것들은 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의미로 나중에야 비로소 설명될지도 모른다. 그 모든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가고 싶다.

언젠가 지금의 이 날들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때 나는 조용히, 아주 작게라도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나답게 살아냈다고. 자유롭고 싶었고, 그래서 때로는 후회했지만, 그 모든 것이 결국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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