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성장의 기록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빠른 사람이 아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고,
이해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고,
실행하기까지 또 한 번 멈칫한다.
그래서 처음엔 조급했다.
“내가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이 정도 속도로 언제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지?”
주변을 보면 금방 이직하고,
단기간에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빠르게 성과를 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럴수록 내 걸음은 더 느려 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빠르지 않아도,
방향만 잃지 않으면 된다는 걸 조금씩 믿게 되었다.
매일 퇴근 후 조금씩 쌓는 공부,
이해하지 못한 문장을 다시 읽는 시간,
작게라도 코드를 짜보고 결과를 확인하는 일.
결과가 빨리 오지 않더라도
그 모든 과정이 결국 나를 쌓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늘도 조금 더 이해했다’
‘어제보다 이 오류를 빨리 찾았다’
‘이제는 이 개념이 조금 익숙해졌다’
이런 변화는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내가 매일 확인하고 있는 진짜 성장이다.
남들보다 늦을 수는 있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는다.
그걸로 충분하다.
오늘도 나는
작고 느리지만, 나만의 속도로
이 길을 쌓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