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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신/ 리폼

by 김성신 시인

리폼

김성신


밤을 자르거나 오리면 설원 달리는 기차

발끝을 모을 때마다 상처를 지우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 몸을 훔친다


루피실 겹겹 부추김으로 구성돼

뼈를 감싸던 으드득 소리

그늘 밑단부터 줄입니까 어깨부터 줄입니까

한 발자국 뒤에서 삐져나온 불안이 기장을 당황시키죠


색을 삼키는 검정

돌림자에 걸려있는 무릎

지나친 관심과 오해는 촘촘히 접는다

순모로 직조된 이목을 기울 때면

숨은 목소리, 방치된 겨울을 따라 가족들은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하죠


우를 맞추는 것만으로 다정해질 수 있을까요

좀 더 나아질 거라 믿는 영원은 아직 따듯해

오래전에 잘라낸 子正을 늘여

각난 얼굴들을 이어 붙인다


정말 새롭네 두 손 포개는 당신을 뒤집으니

나를 견딘 괜찮아의 유효기간

사라지고 없는 시작을 향해

입에 밀어 넣은 밤이 수평으로 깊어지죠


내년의 당신은 누가 될까요


2025년 시와징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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