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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신/ 간절곶 바다 자판기

*첫 동시 발표작

by 김성신 시인

간절곶 바다 자판기

김성신



갯바위 눌러요, 통


물속에서 걸어오는 꽃게 한 마리

지잉 찌이잉

집게발 들어 첼로를 켠다


새우를 눌러요, 덜커덩

할아버지, 숨 참느라 힘드셨죠?

긴 수염 한 터럭씩 세워 롤러코스터 파도를 탄다


미역을 눌러요, 통

초록 잎 돌돌 말아

바다에 뛰어든 햇님

덥석, 안는다


말미잘을 눌러요, 꾸욱

갯물 찌이익

그러니까

가슴 속은 함부로 누르지 말랬잖아!


바다 자판기는 웃음의 보물창고


ㅡ2025년 울주 이바구 공모전 장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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