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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종달새 Oct 22. 2023

엄마에게

엄마에게 


여전히 엄마의 손자, 손녀가 사랑스럽고 예뻐서 늘 하교  먹을 간식을 만드는 

엄마! 엄마는 항상 그랬던 거 같아. 

나보다 더 내 아이들을 사랑하는 듯 한 할머니. 

후에 엄마 나이가 되었을 때, 나도 엄마처럼 할 수 있을까? 내가 자식들의 아이들을

지금의 엄마처럼 아끼고 사랑해 줄 수 있을까?


감히 '절대 못 할 거야.'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엄마는 늘 그렇게 한결같은 모습으로 끝없는 사랑을 보내주고 있어. 


엄마! 엄마의 그런 사랑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의 고향이 되는 것 같아.


내게 혼이 나거나 나와 싸웠을 때, 

'그냥 무작정 사랑하고 아낌없이 믿고 

또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 - 할머니의 그 따스함이 

아이들을 말없이 위로해 주고 있어. 




그런데, 내 기억 속 어린 시절의 나의 엄마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는데. 


모범생인 딸을 위해서 모든 정보를 다 수집하고 

학교 행사라면 모두 참석하는 그런 열혈 엄마. 치맛바람 일으키는 엄마라고 해야 하나? 


아직도 생각나는 것이 내 중간고사 기간에 

엄마가 나와 함께 잠을 자지 않고 공부를 했다는 것! 

사실은 엄마가 무서워서 공부를 해야 했던 나. 


한 치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을 만큼 차갑고 냉정했다는 것! 

그래서 나는 '우리 엄마처럼 되지 말아야지'라고 

늘 생각했는데. 잘 안된다. 엄마! 



엄마! 

엄마가 지금의 푸근하고 따스한 모습을 갖고 있는 것처럼 

나도 엄마 나이가 되면 그럴 수 있을까? 


삶이 퍽퍽해서 

삶이 지나치게 빠듯해서 

어찌 보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아이들에게 무심한 듯 

'툭 툭 ' 던져 버리는데, 

나도 엄마이기 이전에 사람이라서 

힘도 들고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이 정도는 아이들도 내 마음 이해해 줄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안해 보는데,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아. 

키만 크고 외모만 어른처럼 되었지, 

아이들은 고등학생이든, 중학생이든, 설령 대학생이어도 자식은 늘 '자식'으로 사는 것 같아. 



아이들이 나를 이해해 주길 바라는 것보다 더 

아이들은 내게 끝없는 이해와 용기, 믿음을 바라고 있더라. 


그 사실, 알면서도 참 잘 안돼. 

'나도 사람이라서.'라는 합리적 변명을 비겁하게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엄마! 

생각해 보면 나는 어린 시절 엄마를 기쁘게 해 주려고 

무척이나 애를 썼던 아이였어. 


반면에  동생은 아니었지. 

조용히 말없이 얌전했지만 

그 아이 마음속은 거대한 휘오리가 불고 있었고 

마음의 생긴 구멍이 너무 커서 

메꿀 수가 없을 정도이었는데. 

동생의 그런 방황 속에서 

엄마는 때로는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무조건 머리를 숙이기도 해야 했고 

'자식 제대로 못 키웠어요. 죄송합니다.'라는 죄인의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했었어.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을 

감히 '의연하게' 해결하고 또 해결한 엄마! 

그래서 더 나라도 잘하고 싶었는지 몰라. 


엄마의 퍽퍽한 삶이 너무 안쓰러워서. 



엄마! 

절대 늙지 않을 것 같은 엄마도 정말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고 깐깐함보다는 

푸근함을 먼저 아이들에게 주는 

'진짜 할머니'가 된 것처럼 


나도 엄마 나이가 되면 

그렇게 될 수 있겠지?

아니, 될 수 있을까??


엄마는 그 외로움을 어떻게 견뎠어?

엄마의 자리는  참 외로운 자리 같아.



외롭고 또 외로워서 

나와 비슷한 엄마들을 만나보고 

나와 비슷한 엄마들의 이야기에 

위로도 받고 

더 큰 한숨을 쉬기도 해야 하지만 


결국은 오롯이 혼자 짊어지고 갈 자리. 

그게 엄마인 거 같아.



뱃속에서 열 달을 소중하게 보낸 

내가 낳은 아이라서 

아이의 방황이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오고 

아이의 모진 말이 더 큰 칼이 돼서 

상처가 되고 


아이의 웃음이 더 큰 행복이 되어서 

날갯짓을 하고 


아이의 걱정이 더 큰 불안이 되어서 

고민하게 되는 

그런... 외로운 자리. 


엄마도 많이 외로웠지?

이제야, 이제야, 그게 보이네. 


엄마, 미안했어. 

엄마의 외로움 모르는 척해서...

내가 외로워 보니 이제야 알 수 있어. 

엄마도 외로웠고, 많이 혼자서 울었을 거란 거......




이제는 가족으로서 엄마로서가 아닌 

그냥 한 사람으로서 

당신의 남은 시간들을 보냈음 합니다.


당신에게 늘 주홍글씨처럼 붙은 동생의 시간들이 

더 이상 상처로 남지 않기를 조용히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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