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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Mar 18. 2024

게으른 삶에 자극이 되는 프로

(귀촌 4 년.....)


평소 기념일을 잘 챙기지 않지만, 오늘 3월 18일은 저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2020년 3월 18일에 연고도 없는 낯선 곳으로 귀촌을 하여 4 주년이 되었습니다.

귀촌 삶에 대한 제 주장이나 생각을 자주 올렸습니다만 요즘은 자제를 하는 편입니다.


각설하옵고...

예전의 삶과 귀촌 후의 삶을 비교를 하면 무척 게을러졌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친구들과 여름휴가를 가면 아침에 제일 먼저 일어나서 산더미처럼 쌓인 그릇을 설거지하고 

라면을 끓였습니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서 공장 앞마당을 혼자서 제설작업을 했습니다.

딸들에게도 잔 심부름을 시켜 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성격상 내가 할 일을 친구나 자식 외 그 누구에게 미루거나 시킨 적은 별로 없습니다.

협조를 받아야 할 일이 있다면, 상대방 입장에 서서 많은 생각을 하고 부탁을 하곤 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연말 각종 송년회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안 나가기 일쑤고..

딸들이 모처럼 내려오면..'설거지는 하고 올라가라~' 

외출 시 머리 감기 귀찮으면 모자 푹 눌러쓰고..

(더 이상은 ~)




요즘 너무 게을러졌다 싶으면 즐겨 보는 프로가 있습니다.

NATIONAL GEOGRAPHIC의 LAWLESS ISLAND라는 프로입니다.

몇몇 분의 오해가 있으셨지만, 절대(강조) 동경하는 삶은 아닙니다.






이 프로를 시청하고 나면, 한동안 귀찮아서 미뤘던 일들을 재미 삼아하는 효과(?)는 분명하게 있습니다. 

수시로 사냥과 낚시로 먹거리를 장만을 하여야 하고, 틈틈이 장작도 구해야 하는 오지의 삶.

사냥 낚시 장작.. 뭐 하나 쉬운 건 절대 없습니다.

하지만 낚시와 사냥은 늘 허탕 치기 일쑤고..

그것도 허가된 시기에만 할 수가 있어서 게으름을 피울 순 없습니다.


이 프로를 보면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봅니다.

쌀과 고기가 떨어지면 마트서 사 오고..

장작이 필요하면 트럭 몰고 사 오면 되고..

춥다 싶으면 전기 히타와 난로를 피우면 되고..

배가 고프면 밥통 스위치를 누르면 되는 편안한 삶...




그런데 저는 어쩌다 내린 폭설에 힘들다고 징징~

머리 감기 귀찮다고 모자 푹 눌러쓰고 외출하고..

밥 하기 귀찮다고 햇반을 꺼내고.. 

예전의 아파트 삶과 지금의 삶을 비교를 하면서 투덜거립니다.


그런데 저 프로를 보면 게으른 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물론 그 효과는 오래가지는 않습니다만.. 가끔은 특효약처럼 효과는 좋습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나름 의미가 있는 날인데..

오전에 담근 파김치에 막걸리 한잔 하렵니다.




친구 동창 친척..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 귀촌을 하여  나름 낯선 곳에서 잘 적응을 한 저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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