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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May 30. 2023

슬슬 오디와의 전투 준비를..

미뤄도 되는 일은?


뒷마당 언덕에 뽕나무 한 그루 있습니다.

처음 이사 후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지는 오디가 아까워서 부지런히 주워

냉동실에 얼린 후 주스도 만들고, 나머지는 효소를 만들었습니다.


뽕나무는 이름 자체부터 재미가 있습니다.

방귀 뽕이 연상되어 장난기가 느껴지지만, 버릴 게 하나 없는 뽕나무입니다.


뽕나무 잎으로 누에를 키워 비단을 짜서 오래전 비단옷을 지어 입었습니다.

잎과 줄기 뿌리는 말려서 차로 마시면 당뇨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열매는 오디라고 하고, 5월에서 6월까지 까맣게 익는데 생으로 먹기도 하지만

발효액이나 잼으로 만들어 두고두고 먹기도 합니다.

달달한 맛으로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는 않습니다.


뽕나무 한 그루에서 나오는 양이(떨어지면서 손상) 많지 않다 보니..

아쉽지만 딸들에게 주기에는 너무 부족했습니다.

하여 올 해는 보호망을 설치하고, 부지런히 모아서 오디잼을 만들 예정입니다.





오디를 좀 더 챙기기 위하여 어설프게나마 보호망을 깔았습니다. 

망을 깔면 떨어지는 오디 손상도 적고, 위생적으로도 좋다는 판단입니다.


한번 일을 손에 잡으면 끝까지 마무리를 하는 못 된 성격 때문에 

혼자서 말뚝을 박고, 망을 줄로 연결하고 나니 진이 빠집니다.

멀리서 보니 웃음이 납니다.. 너무 어설퍼서~






오디(뽕나무 열매) 채취는 약 3주 동안은 부지런을 떨어야 합니다.

상처 난 오디는 버리고 단단한 열매만 선별 후 흐르는 물에 세척을 합니다.

물기를 뺀 후 냉장고에 보관하여 잼을 만들 양이될 정도로 모아야 합니다.


이제 부지런히 오디를 모아야 하고, 잼을 만들려면 많은 손길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내 자식들에게 나눠 줄 생각을 하면 마음은 벌써부터 즐겁습니다.

이제는 가벼워진 내 삶을 즐기는 게 목적입니다.


제2의 삶의 성취 수단은 '스스로 내 남은 인생을 몰아세우지 말자'입니다. 

그래서 그런가.. 게을러졌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제 자신을 몰아세우면서 살 이유도 없기도 하지만

게으름도 잘 즐기면 보약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잘못 즐기면 독약입니다.. 꼭 해야 할 일을 하고 나서 게을러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설거지는 바로바로 해야 합니다.

미루면 건강에도 안 좋고 비위생적인 환경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미뤄도 되는 일은.. 이발하기.. 또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해보니 별로 없는 듯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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