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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Jun 05. 2023

삶의 비밀을 눈치챌 나이가 아니네..

지자체의 심각한 경쟁

한 장소(마을, 관광지)의 품격은

커다란 느티나무나 은행나무, 사당이나 고택을 간직하고 있는지

아니면 유서 깊은 상징물이 있는지에 따라서 그 지역의 그 가치가 달라지더군요.


각 지자체에서 지역의 자그마한 관심거리도 부풀려서 광고를 합니다.

막상 가보면 실망을 안고 온 적이 제법 됩니다.

심지어 바가지 상혼으로 실망을 했다는 뉴스는 이제는 무덤덤할 정도입니다.




요즘 각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설치하는 출렁다리도 은근 걱정이 됩니다.

집에서 차량으로 5 분 거리에 예당호 출렁다리가 있습니다.


인기가 가라앉은 후 차후 보수 유지는 잘 될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아닌지?

촌부의 쓰잘 떼기 없는 걱정은 접습니다.

..



귀촌 전 거주지에서 가까운 소래산을 건달처럼 등산 후 

점심을 해결할 겸 만의골에 자주 들렸습니다.

막걸리 한 병에 잔치국수에 시킵니다.






배도 부르고 적당히 취기도 오르면 800 년 된 은행나무에 인사를 하러 갑니다.

사람들은 오랜 세월을 지내온 나무에게 당연히 영엄함을 인정하고

그리고 그 무언가를 들어 달라고 소원을 빌게 됩니다.


은행나무에게 그 "무엇"을 줄 수 있는 대상으로 임명을 하면

나무와 나의 대등한 교류는 막히게 됩니다


...


800여 년의 세월을 살아온 은행나무여

나는 그대를 통하여 내일의 내 모습을 보고 싶다


지금의 힘든 삶이, 의미가 고갈되어 가는 요즘

그래도 뭔가 의미가 있음을 알려주는 위로의 소식도 알려 주시기를 부탁드리네..


내일모레 또 그대를 다시 볼 때 나는 똑같은 화두를 반복하겠지..

조금이라도 달라져 있는 내 모습을 기대하면서..



은행나무의 답이 들립니다


이 사람아..!

자네 나이가 이제 몇인고...?

이제 겨우 귀촌 살이 걸음마를 하는 자네가..

나를 통하여 자네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건가..?


아이고~~~

자네는 아직 삶의 비밀을 눈치를 챌 나이가 아니네

충고 한 마디 해주네..


자네..

나를 통하여 자네를 보려 하지 마시게

자네를 지켜봐 주는 이들을 통하여 자네를 확인해 보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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