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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Jan 23. 2024

술시(酒時)가 가까워집니다.

징그럽게 눈이 내립니다.

어제오늘 제설작업을 몇 번이나 했는지... 휴~~


화목 난로를 피우고 잠깐 환기를 하려고 창문을 열으니 시베리아(못 가봤지만) 풍경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추위가 예전보다 덜하다는 주변 분들 말씀에 저도 공감을 합니다.

오래전에는 윗풍(웃풍)이 심 하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듣기 힘든 말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가볍고 따뜻한 옷들이 넘치고, 난방 또 한 스위치만 누르면 끝~

어머니 심부름으로 벌벌 떨면서 장독대에서 된장 푸러 갈 일도 없고..

학교 근처 논에서 썰매를 타다가 빠질 일도 없는 요즘입니다.


어찌 보면 궁색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요즘 아이들과 비교하면 행복했던 시절이란 생각이 듭니다. 

겨울 군것질이라곤 앙꼬 없는 찐빵.. 누룽지.. 도통 기억이 가물거립니다.. 뭘 먹었는지?

물론 그 당시에도 떡볶이 만두 호떡을 팔기는 했지만, 쉽게 사 먹을 순 없었습니다.


쪼끄만 녀석들이 부르던 노래도 동요 대신에 불량스러운 노래만 불렀습니다.

'친구가 좋으냐 막걸리가 좋으냐~ 친구도 좋고 막걸리도 좋고..(생략.. 기억이 희미합니다)

어린 녀석들이 가사의 천박한 의미를 모르고 불렀습니다만..

가끔은 이런 옛 추억에 빠지면 울컥합니다..




이런 날은 막걸리 한 잔을 해야 한다는 게 제 철학입니다~

평범한 술상입니다. 

막걸리에 김치와 고구마..

그러나 안주를 보고 있으면 흐뭇합니다... 음.. 제가 키운 고구마와 올 김장 김치입니다.


그러고 보니 촌부의 나아갈 길은 잠깐 잊고 살았습니다.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 본다고 했는데 여태 꾸물거렸습니다.

아하~ 진정한 촌부의 나아갈 길에서 어영부영하다니..

내일 전 이장님 방문을 해서 다시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언젠가는 완벽한 술상을 차릴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슬슬~ 술시(酒時)를 즐기려고 합니다.




화목난로는 활활 잘 타오르고 내일 제설작업 걱정은 접어 두렵니다.

요즘은 친구 녀석들 안부 전화도 뜸 합니다.

허긴.. 서로가 기억하는 그 사람인 척할 나이는 지난 듯싶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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