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이고 싶은 마음과, 관심을 바라는 마음 사이에서

by 여백


혼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누구의 말도, 누구의 요구도 없이
그냥 나로만 존재하고 싶은 순간.


그런데 이상하게도
완전히 혼자가 되고 싶은 건 아니다.
따뜻한 관심은 받고 싶다.


안부를 묻는 한마디,
지나치듯 건네는 시선 같은 것.
다만 과한 사랑은 버겁고,
집착은 숨이 막힌다.


나를 계속 확인하려 들거나
내 마음을 앞서 해석하려는 태도는
조금만 가까워져도 피곤해진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이건 이기심일까.


혼자 있고 싶다면서
관심은 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면서
너무 깊이 들어오는 건 싫어하는 마음.


모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건 욕심이라기보다
거리의 문제에 가까운 것 같다.


사람마다 편안해지는 간격이 다를 뿐인데
그걸 잘 설명하지 못해서
괜히 나만 까다로운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


나는
완전히 혼자가 되는 외로움보다는
적당히 연결된 상태가 좋고,
과도한 친밀감보다는
존중받는 관심이 더 편하다.


그건
사랑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밀어내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나를 유지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선택에 가깝다.


모든 관계가
깊어야만 진짜인 건 아니고,
늘 붙어 있어야만 따뜻한 것도 아니다.


조금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거리에서
온기가 유지되는 관계도 있다.


오늘은
이 마음을 굳이 정의하지 않으려 한다.


이기심인지 아닌지
결론을 내리지도 않겠다.


그저 지금의 나는
혼자 있고 싶으면서도
따뜻함은 놓치고 싶지 않은 상태일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대화라고 시작했지만, 대화는 아니었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