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피는 장미

'다름'에 관한 짧은 생각

by 나세모이


5월이 되면

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장미꽃은

무리 지어 피어나며 그 자태를 뽐내곤 합니다.


각양각색의 장미꽃과 더불어

삼삼오오 모인 가족, 연인, 친구들은

더 아름다운 무리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진한 빨강이 담을 타고 흩어져

눈길과 콧길을 사로잡아 버리는 순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장미꽃 군단에 인사를 건네게 되기도 하죠.



겨울이 머지않았음을 알리는 찬 공기가

코 끝을 시리게 하던 10월의 어느 끝자락에
홀로 담벼락을 타고 피어난

장미 한 송이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마치 자기만의 봄을 맞이한 양
의기양양 고혹적인 장미 한 송이.


지난한 하루가 계속되던 그 해,

너의 아픔을 다 헤아린다는 듯한 얼굴로

저를 빤히 쳐다보던 그 꽃을 들여다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만의 계절이 있는 거구나!'


그 장미의 봄은 10월이었나 봅니다.



우리는 5월에 무리 지어 피는 장미 군단처럼

아름다우려면 계절을 지켜 피어나라고

정해진 때에 정해진 역할을 해내라고

끊임없이 재촉당합니다.


사실 다 같이 피어날 때 함께 피면

아름다움이 더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을에 핀 10월의 그 장미는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롭고 설레기까지 합니다.

반갑고 기특하고 눈이 부십니다.


그러니 5월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다른 꽃들과 함께 무리 지어 피어나지 못해도
나만의 봄을 찾아 피어나면 됩니다.


다르다는 것은 유일하다는 것이 되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