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차렷
1. 앨범 기획 의도와 콘셉트 흐름
『Episode 25』는 스물다섯이라는 나이를 경계로, 감정의 성장과 본능의 자각을 그려낸 작품이다. 단순한 숫자의 표기가 아니라, 삶에서 한 챕터가 지나가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 직전의 정서적 과도기를 조유리 특유의 섬세한 어법으로 포착해낸다.
앨범은 전작과의 명확한 단절 없이도, 보다 직설적이고 날 것이며 내밀한 어휘로 구성된다. 이는 지금의 조유리가 어떤 감정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꾸밈없이 드러내며, ‘내면의 야생성’과 ‘관계 안의 균열’을 중심 테마로 두고 있다.
‘이제 안녕!’이라는 곡 제목부터 명확하다. 과거와의 작별, 정리되지 못한 감정들의 미세한 떨림, 남겨진 말들 위에 놓인 이별의 정서가 전체 서사의 뼈대를 이룬다. 이어지는 곡들은 그리움과 침잠, 반복되는 충동과 절제를 넘나들며 조유리 개인의 서사에 보다 깊이 몰입하게 만든다.
2. 사운드 프로덕션 분석
이번 앨범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사운드의 직선성이다. 과하게 꾸미거나 감정의 뉘앙스를 과잉 전달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을 오롯이 끌어안고, 그 울림을 아주 미세하게 진동시켜 감상자가 각자의 감정에 투영하게 만든다.
‘개와 고양이의 시간 (Growls and Purrs)’은 앨범의 핵심 트랙이자, 가장 본능적인 사운드를 구현한 트랙이다. 단어 자체가 내포하는 이중적 긴장감사이 좋지 않지만 어딘가 얽혀 있는 관계, 날것의 충돌과 교차되는 욕망이 곡 안에서 구현된다. 어쿠스틱 악기와 디지털 사운드를 병치시켜, 인간과 동물의 경계선을 사운드로 그리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HICCUP’은 감정의 불균형, 관계 안의 작은 오작동을 다룬다. 단어 ‘딸꾹질’처럼 반복되며 튀어나오는 감정을 리듬적으로 설계했고, 이는 조유리 보컬 특유의 말간 음색과 만나 보다 불안정한 정서의 감각화를 이뤄낸다.
‘잠수해 (Going Under)’는 앨범 전체에서 가장 침잠된 곡이다. 사랑 이후의 고요, 이별 이후의 자발적 고립, 관계의 잔향을 차분히 정리한다. 이 곡은 후반 트랙으로 배치되어 앨범의 감정 곡선을 완만하게 끌어내리며 청자의 호흡을 다듬는다.
마지막 곡인 ‘Overkill’은 타이틀 트랙 이상의 에너지를 내포한 곡이다. 말 그대로 감정의 과잉, 넘쳐흐름, 포화지점을 사운드적으로 폭발시킨다. 후반부의 보컬 처리와 편곡의 겹침은 감정의 정점을 찍는 장치로 기능한다.
3. 아티스트 정체성과 브랜딩 전략
이번 앨범은 전작들과 명확히 구분되면서도 조유리라는 아티스트의 내면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킨다. ‘Episode’라는 명명은 마치 드라마의 한 회차처럼 구조적이며, 이전 서사를 알지 못해도 이번 회차만으로 완결성을 갖는다.
멀티버전 구성(Time Ver. / Now Ver.)은 시각적 콘셉트를 시간에 빗대어 분리하면서, ‘과거에서 현재로의 이행’이라는 앨범 콘셉트를 명확히 각인시킨다.
뮤직비디오, 앨범 커버, 콘서트 연계 콘텐츠는 온오프라인 브랜딩 전략이 잘 맞물려 있고, 굿즈 및 피지컬 앨범 구성도 조유리의 감정선에 기반한 형태로 제작되어 감성 소구에 충실하다.
4. 시장성과 소비자 반응 분석
조유리의 음악은 대중적 후크보다는 감정의 밀도와 지속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앨범도 그러하다. 특히 타이틀곡이 아닌 서브트랙(‘잠수해’, ‘Overkill’)에서 팬들은 높은 공감과 감정적 몰입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반복 소비로 이어진다.
숏폼 콘텐츠 확산성은 낮은 편이다. 음악 자체가 내향적이고 정적인 감정에 기반하기 때문에, 직관적인 밈화나 댄스 챌린지와는 거리감이 있다.
반면, 브이로그, 라이브 클립, 팬 인터뷰형 콘텐츠와 같은 서사 기반 콘텐츠에는 높은 반응이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이 앨범은 팬덤 중심의 롱텀 전략이 전제된 기획이며, 음원 성적보다는 조유리라는 이름 자체의 신뢰도와 감성 가치를 쌓는 데 의미가 있다.
5. A&R 전략 제언
향후 콘텐츠 기획 시, 이번 앨범을 중심으로 감정 서사 중심의 라이브 영상을 집중적으로 배포해야 한다. 단순 무대가 아니라, 곡의 정서와 가사를 시각적으로 해석해주는 콘텐츠가 핵심이다.
‘Episode 25’를 넘어서 Episode 26, 27로 이어지는 서사 확장을 기획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조유리의 브랜드를 하나의 감정 연작 시리즈로 확장할 수 있음.
팬덤 외 청자 유입을 위해, ‘잠수해’나 ‘HICCUP’의 짧은 감정 컷을 활용한 감성 클립 콘텐츠(SNS) 제작을 추천한다. 직접적 메시지보다 암시적 정서를 담는 형태가 적합하다.
온·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일기장 형식의 굿즈 등 감정 연결형 마케팅도 병행되면 효과적이다.
종합 리뷰
『Episode 25』는 조유리라는 아티스트가 선택한 솔직한 감정의 매뉴얼이다. 그것은 화려하거나 센세이셔널하지 않지만, 그 안에 있는 서늘한 진실은 무척 생생하다. 이 앨범은 단순한 음악의 나열이 아니라, 내면의 한 챕터를 갈무리하는 연작 에세이처럼 느껴진다.
불완전한 감정, 균열 난 관계, 자잘한 후회와 미련,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품고 가는 사람. 그게 이 앨범의 정체성이다.
조유리는 감정을 감상하게 하지 않는다. 감정 속에 들어가게 만든다.
★★★★☆
한 줄 평
밴드 사운드 + 조유리 + 폭발하는 비트 = KPOP 그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