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를 매일 하기로 결심하는 것"은 자신의 야심과 싸우는 일이다. 야심이 없이는 뭔가를 매일매일 하기가 쉽지 않다. 습관이 된다고 해도 오랫동안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지치는 순간이 꼭 오고야 만다. 그러나 야심만이 앞선다면 매일매일 그 일을 하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그 또한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나에게 노력에 수반하는 결과가 따라올지 어떤 행운이 올지 오지 않을지 그 순간에는 그 무엇도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과정에 집중하고 순간을 즐기라지만 작은 보상도 없이 내가 하는 일을 묵묵히 해 나가려면 끈질긴 인내심과 그것에 잡아먹히지 않을 "야심"이 필요하다.
마음에 야심을 품고 살아가는 것은 은밀한 즐거움이기도 하다. 나에겐 비밀이 있다. 부모님도 가까운 친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나만의 욕망. 나는 하루에도 때때로 내 야심이 실현되는 순간을 상상한다. 나를 자기식대로 오해한 사람들이 나의 진가를 알아보고 멍한 표정을 짓는 순간이 오기를 바란다. 그것은 타인에게 끝내 인정받고 싶은 욕망일까. 권력욕일까. 그러면서 그저 소소하게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나는 발톱을 감춘 야수일까. 나에겐 거저 오는 행운이라는 것이 따라준 적이 없는데 이렇게 야심을 품는다고 해서 내가 살아있는 순간에 그것을 실현시킬 기회는 올 수 있을까. 꿈의 무의식 이론을 말한 프로이트를 적용시켜 보자면(나는 꿈을 거의 꿈지 않는다) 나의 상상은 내 무의식적인 욕망의 발현일 것이다.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무대에서 서서 내 결과물을 발표하고 그들의 환호를 받는 상상, 나는 어릴 때부터 그런 상상을 많이 했었다. 하고자 해서 한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으면서 길을 걷거나 대중교통을 타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그런 상상들이 떠올랐다. 나에게 성공은 사람들의 인정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현실에서는 그것을 부정했었다.
인정받기 위해서 실제로 몸부림친 적은 없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을 위해 달리지도 않았다. 나는 내 방식대로 정직해야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잘못된 방법으로 이루어낸 성취는 성취가 아니었다. 그래서 내 야심은 더 거대한 것일지도 모른다. 방식마저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그 통제성 아래에서 쟁취해야 하니까 어떤 사람에게 그래서 나는 무해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욕심이 없는 것처럼 비쳤을 것이다.
그냥 수긍하는 사람, 토를 달지 않는 사람, 싫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이 나로 느껴졌을 수도 있다. 그 대답에 거짓도 있었겠지만 진실도 들어가 있었다. 나는 정말로 괜찮았으니까. 그런 것들은 내게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러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되는 일들이라고 생각해서 대수롭지 않게 대응했을 뿐이다. 내 그런 태도는 위선인가 라는 고민도 해봤는데 대부분 뭐 그래도 되고 아니어도 되고의 범주의 일이었다. 그런 일들에 대해서는 나는 타인의 의견에 따르는 것에 대해 크게 불만이 없다. 다만 나의 그런 의사 표현을 곡해해서 내 바운더리의 선을 과도하게 넘어오는 사람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었다. 그들은 사람의 말과 표정과 언어를 제대로 해석해내지 못하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안의 데이터만으로 상대를 파악하고 있다는 오만함이 싫었다. 그렇게 그들을 분류하는 것도 나의 오만함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언제고 오만해질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선한지 악한지 복합적인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인지 헷갈리는 순간들이 많다. 나는 항상 나를 경계한다. 요즘은 내가 글을 쓰면서 결국은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만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못나고 옹졸하고 치졸하고 욕심 많은 나는 철저히 감추고 내 좋은 부분을 어찌해서든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이 덕지덕지 묻어난 글만 쓴 것은 아닌지..
나는 제대로 된 인간이고 싶다는 큰 "야심"이 있다. 정작 제대로 된 인간이 무엇인지조차 아직 모르면서도 매 순간 매 초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면 좋겠다는 욕망. 내 안의 짐승은 그런 나를 비웃는다. 너는 그저 인간이라는 한 짐승일 뿐인데 하물며 인간 중에서도 그릇이 크다는 선자들의 맘 씀씀이에도 전혀 미치지 못하는데 왜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 큰 욕망을 품니. 그게 더 어색하다고 생각하지 않니라고 되묻는 듯하다. 글쎄 지렁이도 꿈틀거릴 줄 안다고 한낱 미물로 태어난 나지만 태어난 이상 온 힘을 다해 꿈틀거려 보고 싶은가 보지. 나의 야심은 굴하지 않고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