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도해(渡海): 바다를 건너다
자퇴하던 학생에게 써준 시
도해(渡海): 바다를 건너다
앞으로 건너게 될 바다는 어떤 바다일까
잔잔한 물결이 일렁일까
폭풍우가 몰아칠까
걱정을 조금만 안고 너를 바다에 보낸다.
이 바다를 건널 몫은 너에게 남겨둔 채로
나는 멀리서나마 지켜볼 수밖에
바다를 건너는 과정이 마냥 순탄하진 않겠지
그 시도와 노력은 그래서 더 인상 깊겠지
바다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대로 살 수도 있지만
이 바다를 용기 내어 혼자 힘으로
건너려는 너를 오롯이 응원해
건너는 동안 비바람도 잠잠했으면 하며
마음속에 일렁이는 동요도 조금만 일었으면 해.
바다를 건너는 넌 무력하게 물결에 기대고만 있지 않아
그 바다를 건너서 더 넓은 바다로 향할 수 있었으면 해.
그래서 누군가 그 망망대해를 건너려고 할 때
건넌 곳에서 우두커니 묵묵히 서 있어 줘.
또 다른 누군가에게 용기가 될 수 있게
좋은 사람을, 좋은 학생을
바다로 보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너의 용기를 진심을 다해 칭찬해.
이제, 바다를 건너는 동안에는
너라는 사람만, 너라는 가치만, 너라는 미래만 생각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도 없듯이
동요하면서 건너게 될 거야. 그럴 때마다
묵묵히 너를 응원하는 소중한 사람들을 잠시 떠올려줘.
잠시 위안을 얻고 나면, 너라는 사람에만 집중해서
오롯이 그 바다를 건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