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들면어머니는 찬장부터 살피셨다불은 꺼졌는지밥은 식지 않았는지
찬장에는말보다 먼저 따뜻함이 있었고나는 그 안에서아무 걱정 없이 컸다
어머니의 하루는찬장에서 시작해찬장에서 끝났다그 시간은 늘나를 향해 있었다
이제 바람이 불면찬장 문이소리 없이 한 번 흔들린다아직도 어머니가그 안에 계신 것처럼
나는 그 앞에 서서지나간 바람은 보내고어머니가 남긴온기만 가만히받아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