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장에 바람이 든다

by 글쓰는호랭이

찬바람이 들면
어머니는 찬장부터 살피셨다
불은 꺼졌는지
밥은 식지 않았는지


찬장에는
말보다 먼저 따뜻함이 있었고
나는 그 안에서
아무 걱정 없이 컸다


어머니의 하루는
찬장에서 시작해
찬장에서 끝났다
그 시간은 늘
나를 향해 있었다


이제 바람이 불면
찬장 문이
소리 없이 한 번 흔들린다
아직도 어머니가
그 안에 계신 것처럼


나는 그 앞에 서서
지나간 바람은 보내고
어머니가 남긴
온기만 가만히
받아 안는다



목요일 연재
이전 22화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