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지면
허전함이 먼저 말을 걸어온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그리움이 따라 들어와
눈시울을 천천히 적신다
지난날들은
손때 묻은 사진처럼
꺼내면 더 선명해져
가슴 한켠에 놓인다
애석함의 구덩이 속에서
나는 팔을 흔드는 허수아비
바람에 기대어
넘어지지 않는 법만 배운다
미련은
두꺼운 책 속에 눌러두었지만
밤마다 책갈피 사이로
조용히 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