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암에 걸렸고, 다시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3)

수술 그리고 항암치료 시작... 엄마와 함께 한 시간들

by yoyo

암 판정을 받고 수술 일정이 잡혔다.

운이 좋았던 걸까? 일주일 만에 수술을 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내가 무슨 암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는지 잘 몰랐다.

알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저 아이한테

'병원 다녀올 테니 외할머니랑 잘하고 있어'라고

말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수술전날 입원을 해서 이것저것 검사를 하고

수술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해력이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무슨 말인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빨리 이 순간이 지나가기를 바랐다.

'아픈 사람이 이렇게 많네. 나는 병들기 전에 죽을 거라고

했는데... 지금 이건 뭐 하는 거지?'


4인실 이였는데 너무 불편했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잡다한 불만들만 가득했다.

병원에서는 잠을 푹 잘 수가 없구나

다른 침대에서 나오는 소음들.

어쩌다 잠들면 간호사선생님이 왔다 가고

그렇게 하다가 아침이 되었다.

내 수술시간은 오전 8시.

두 시간 예상하는데 열어봐야 안다는 말.

걱정하지 말라고 잘될 거라고.

주치의 선생님이 다녀갔다.

곧 나를 데리러 왔다. 배드에 실려 수술실까지

병원 천정만 바라보며 꾀 멀리 갔다.

수술실에 도착했다.

주치의선생님이 다시 말을 건네주셨다. 걱정 말라고.

한잠 푹 자고 일어나라고...

곧 수술실로 들어갔다. 차가운 공기...

마취가 시작되었다. 금방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온몸에 통증이 느껴졌다.

추웠다. 엄마와 남편이 보였다.

내가 예정시간보다 많이 늦게 나왔단다.

전이가 되어서 더 많이 떼어 냈다고 했다.

그래도 수술은 잘 되었다고 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

그런데 너무 아프다. 수술한 부분과 허리.

내 몸의 약한 부분 중 첫 번째가 허리인 것 같다.

아프다고 울부짖으니 진통제를 계속 놔주었다.

잠든 건지 정신을 놓은 건지...

수술 후 5일 정도 되었을 때 항임 치료를 시작했다.

나는 '수술했으니 됐겠지'했다. 하지만 3주에 한 번씩 12번 정도 항암치료를 해보자고 했다

암에 대해 정말 모르고 있었다.

항암 후 후유증이 있다는 것도...


몇 가지 약이 같이 몸에 들어왔다.

별 통증은 없었다. 그런데 머리가 빠진다.

매일매일 빠지더니 어느 날 홀랑 다 빠져버렸다.

신기했다. 울지는 않았다. 근데 눈썹도 빠졌다.

눈썹 그리느라 한 시간 걸렸다. 눈썹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민머리의 내모습이 낯설다.


항암은 이틀씩 입원을 했다. 엄마가 항상 같이 있어줬다. 4인실이 안 맞으면 1인실로 옮겨갔다

엄마랑 여행 온 기분이랄까? 엄마가 잘 못 자서 걱정이었다. 그동안 서로 못한 얘기들을 했다.

엄마랑 둘이 밥을 먹은 지가 언제였지?

하루 종일 뭐 그리 할 얘기가 많았던지...

내가 아픈 건지 놀러 온 건지... 나름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엄마를 피곤하게 해서 미안하고 이렇게 아프다고 누워 있어서 미안했다. 그동안 엄마 속 안 썩이며 살아왔는데 이런 대형사고를 치다니...


엄마는 얼른 나아서 예전처럼 디자이너가 되라고 한다.

엄마 '나 다시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


*퍼리가 만들어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