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쉼표에서, 인테리어와 글쓰기로 새로운 삶을 디자인합니다.
23년의 기록, 잠시 멈추다
2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나의 삶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단어 하나로 요약되었습니다.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 곧 제 삶이었고, 그 열정으로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많은 업무량과 시간, 스트레스는 몸을 갉아먹고 있었지만 일이 주는 성취감은 그 '힘듦'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나의 꿈은 대표이사가 아니라 디자인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멋진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좀 무언가를 알 것 같은 여유가 생기는 거 같았는데... 3개월 동안의 야근이 끝나갈 무렵
몸이 좀 더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만성피로는 물론이고 섬유근통이란 병을 앓고 있어서 항상 약을 달고 사는 나였는데... 몸이 더 힘든 것이,
이제는 야근을 할 나이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 주었죠.
그렇게 지나갈 줄 알았는데 그 일은 또 다른 병이 생겼다는 걸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년, 예기치 않은 암 진단은 제 삶의 모든 것을 멈춰 세웠습니다. 수술과 아홉 번의 항암 치료를 겪으며 제 삶이라는 공간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듯했습니다. 미래를 향해 질주하던 열정은 막연한 불안감으로 바뀌었고, 5년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과
다시 재발할 수 있고 전이될 수 있다는 현실은 다시 일어설 힘조차 빼앗아 가는 듯했습니다.
'그래도 언제까지 걱정만 하며 살 수는 없으니까'라는 생각에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회복 후에도 인테리어 일을 계속하고 싶지만, 예전처럼
일하기엔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았습니다.
강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회사 생활은 쉽지 않을 것 같아 막막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이제는 나이 많은 나를
뽑아주는 회사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답답한 마음에 AI에게 물었습니다. AI들은 인테리어
컨설팅이나 브런치, 블로그 글쓰기, 그리고 유튜브 등을
활용한 인테리어 강의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다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았습니다.
그런데 브런치? 브런치가 뭐야? 작가 지원 프로젝트라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글이 되는 곳이라는 것을요. 내가 할 수 있을까?
두 개의 꿈을 잇는 공간, 브런치
'브런치'를 알게 되었지만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내가 무슨 글을 써... 어떻게 써? 무엇을?
그러다가 무작정 도전을 해봤는데 떨어졌습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기분은 안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아무 도움 없이 나 혼자 할 거라고.., 다행히 두 번째
도전에서 작가가 되었습니다. 나는 이제 브런치 작가다.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제 삶을 담아내는 일은 인테리어 디자인만큼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글만 쓰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인테리어를 향한 오랜 열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이 보이지 않는 삶의 조각들을 물리적인 공간 안에 담아내는 작업이었다면, 글쓰기는 제 경험과 지식을 언어로 옮겨 다른 이들의 삶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이제 저의 꿈은 인테리어와 글쓰기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공간에 대한 저의 통찰과 지식을 글을 통해 나누고 싶습니다.
다시 쓰는 나의 공간, 그리고 새로운 꿈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완성의 공간입니다.
하지만 글을 통해 저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나누는 것. 이 두 가지 꿈을 함께 키워나가는 것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었습니다. 제 삶이라는 공간을 천천히, 그리고 솔직하게 채워나가듯, 인테리어와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삶을 디자인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이 누군가에게 닿아, 그들의 삶에 작은 위로와 희망을 더하는 한 조각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