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살아남기-동기와의 경쟁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살아가기- 23년째

by yoyo

IMF가 끝나고 집 근처의 회사로 출근하게 되었다.

첫 출근날 나는 깜짝 놀랐다.

졸업 후 처음 보는 동기가 앞에 서있었다.

반갑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한순간...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오후가 되자 방배동에서 미팅이 있다며 우리를 데려갔다. 한국 화장품 본사 내에 있는 헤어숍 인테리어 미팅이었다. 근데 내일부터 공사 시작이란다.

디자인은? 미팅이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11시였다. 우리 보고 집에 가서 디자인을 생각해 오라고 했다. 너무 했다. 정말. 그만둬야 하나 싶었다.

그래도 나는 열심히 그렸다. 일은 일이니까

다음날 아침 디자인을 보자고 한다.

친구는 시간이 없어서 못했다고... 책을 뒤적이며 말했다.

그렇게 나는 팀장이 되었고 친구는 대리.

도면 담당이 되었다.

야근을 밥먹듯이 하면서 우리는 버티고 있었다.

그래도 친구가 있어 마음을 털어놓으니 힘이 났다

2년만 버티자.


인테리어는 야근이 많고 일이 많아서 이직률이 높다. 한 회 사에서 2년 이상 다녀야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피곤함을 견디면서도 디자인은 재미있었다.

하지만 나는 자꾸 대표와 부딪히게 되었다.

대표는 자꾸 딴지를 걸었다.

생각해 보면 혼날 일이 아니었다. 그럴까?

나는 점점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내가 어떤 점을 잘못했는지? 뭐가 못마땅한 건지 물었다. 어이없는 대답이 나왔다.

"이팀장은 너무 밝아. 세상 어려움을 모르지?

그래서 나는 맘에 안 들어. 처음부터 일부러 둘을 같아

뽑았어. 둘이 경쟁을 하든 협력을 하든 재미있잖아"


이게 무슨 말인지... 지금도 그 장면이 생생하다.

밝은 게 무슨 문제지? 내 속을 당신이 알고 있어?

그래. 마음속 한편엔 친구보다 못할까 봐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바빠서 그런 생각할 틈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2년을 못 채우고 그만뒀다.

내 동기는 나보다 먼저 현장에서 대판하고 그만뒀다.

그 친구도 불만이 많이 쌓인 것 같다.

하지만 중간에 그만두다니...

그 현장 마무리는 내가 했다.


나도 너무 화가 나서 욕을 퍼붓고 싶었다.

근데 뭐가 달라지나?


나는 당신보다 잘 될 거고

다시는 보고 싶지도 않아.

당신 같은 어른이 되지는 않을 거야!!!


인테리어가 힘든 걸까? 사회생활이 원래 이런 걸까? 내가 잘못된 걸까?

그때부터 나는 자기 계발서에 목메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