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에서는 쇼핑만 하다.

서유럽 여행(7) 피렌체

by andre


다음 목적지는 피렌체. 피렌체 역시 오래된 중세도시이다. 르네상스를 꽃피웠고 미술가를 비롯하여 많은 예술가를 길러낸 도시다. 중심광장까지 관광버스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부근에 주차한 후 차에 내려서 걸어 들어가야 한다. 피렌체에서 가장 대표적인 광장인 시뇨라광장으로 들어가는데 한참 시간이 걸린다. 시뇨라광장으로 이르는 길은 좁은 골목길로 되어 있고 골목 양쪽으로는 오래된 건물이 있다. 그런데 골목길을 걸으면서 무슨 독한 냄새가 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가죽 냄새였다. 여기서는 가죽제품이 유명하다고 한다.


골목길로 들어가 단테의 생가터라는 장소로 안내되었다. 원래 생가는 없어졌고 생가와 연결된 건물만 남아 있다고 한다. 벽에는 단테의 흉상이 붙어 있었다. 관광지가 다 그러하듯이 같이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는 광대도 보인다. 그날 점심은 스파게티, 닭다리 구이에 마늘이 곁들인 요리가 나왔다. 그리고 후식으로 사과 한 조각, 귤.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드디어 눈앞에 나티난 두오모성당.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은 엄청나게 커서 사람의 눈으로 높이와 규모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고층아파트 수 개 동을 붙여 지은 것 같은 규모. 그런데 밀라노에서 본 성당 이름도 ‘두오모’ 성당이다. 같은 명칭을 가진 성당이 두 개나 있다. 그럼 ‘두오모’라는 명칭은 고유명사가 아니란 말인가, 나중에 알고 보니 ‘두모오’란 ‘대성당’이라는 뜻으로 일반명사였다. ‘두오모’ 성당옆으로 거리의 화가들이 앉아있었다. 관광객들의 초상화를 그리거나 피렌체 풍경을 그린 그림을 팔고 있다.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에서 얼마냐고 물으니 20유로라고 한다. 시간이 없다고 하니 즉시 나오는 대답이 걸작이다. “3 미니트” 3분이면 된단다.

피렌체 두오모 213824654.jpg 피렌체 거리의 화가


두오모성당을 보고 가이드가 부근에 있는 쇼핑센터로 안내하는데 관광객들로 만원이다. 주로 가죽제품으로 된 자켓이나 옷이 많고 구두도 보인다. 눈에 띄는 구두가격을 물으니 150유로라고 한다. 한국 돈으로 20만 원 정도 한다고 한다.(지금은 환율도 오르고 인플레이션으로 많이 올랐을 것이다.) 별로 싸지는 않은 가격이다. 매장에는 한국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현지가이드가 안내하는 매장은 한국인 여자종업원이 근무하는 매장 위주로 다닌다. 어느 여자종업원이 나의 말투를 보더니 강원도 사람이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하니 자기는 동해가 고향이란다. 쇼핑센터를 구경하고 나오니 한국인 관광객을 인솔해 온 가이드들이 쇼핑센터 입구에서 각자 피켓을 들고 자기가 데리고 온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마치 초등학교 선생님이 자기 반 학생들을 데리고 소풍을 가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인솔하는 장면 같다. 시뇨라광장을 거니는데 조각상들이 보이고 박물관이 보이는데 박물관을 관람할 시간은 없다.


피렌체는 인증사진 만 찍고 쇼핑한 것만 기억이 난다. 두오모 성당이나 미술관에는 들어가지 않고 쇼핑하느라 시간을 다 보낸 것으로 기억이 된다. 제한된 시간 내에 여러 군데를 다녀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패키지여행의 한계점일 것이다. 인증사진만 찍고 피렌체 다녀왔다고 SNS에 사진을 올리는 일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 당시에는 몰랐다.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본 두오모_213512645.jpg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본 두오모 성당

피렌체를 떠나면서 미켈란젤로 언덕이라는 곳에 들렀다. 여기서 피렌체시내를 조망하게 되면 피렌체 시내가 모두 보인다고 한다. 막상 올라가 보니 시내가 보인다.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두오모성당의 둥근 돔은 뚜렷하게 보인다. 피렌체 일정은 여기서 마치고 로마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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