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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키 Aug 04. 2024

3. 경주

이번에는 2022년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 나의 평생 친구 두 명과 1박 2일 경주 여행 때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나의 평생 친구 두 명.

나의 엄마.

나의 딸.

평생 베스트 프렌드들이다.


2022년도 경주 여행 때의 내가 가장 크게 느꼈던 감정을 제일 먼저 적어 보도록 하겠다.

집안에서는 몰랐는데, 밖에 나와서 나의 74세 평생 친구와 같이 걸어 다니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유명하다는 관광지를 다니면서 내 친구의 걸음이 많이 느려지신 것을 그제야 알았다. 그리고 [내 눈에만 중년의 엄마]로 보이는 콩깍지가 벗겨지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엄마도 할머니구나
늦겨울과 초봄 사이의 경주대릉원 / 나의 평생 왕언니 나의 엄마

초봄의 대릉원은 아직 꽃이 피지 않은 곳들이 많아 아무 감흥이 없었고, 오히려 가을의 대릉원이 계속 떠오르기만 하였다.

2014년 11월 초의 경주대릉원 <사진-개인소장용>

경주대릉원에 봄이 왔는지 그 딴것에는 관심 없고 그냥 밖에 있는 것만으로 신이 난 5살 배기 내 친구는 그저 신이 나서 뛰어다니기 바빴다. 나의 스마트 폰이나 할머니의 스마트폰으로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심지어 서울에서 온 남녀 커플을 찍어주기까지 하며 찍사(사진사)의 열정을 보이기도 하였다.

5살 배기 찍사(사진사)와 왕언니

걸음이 느린 70대, 뛰어다닐 줄만 아는 5세, 그 둘을 챙겨야 하는 40대 짐꾼은 간단히 대릉원을 둘러본 후, 휴식을 위해서 숙소로 향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 예약한 숙소였는데, 경주 번화가에서 40분을 더 들어가야 했고, [이 지역이 정말 경주가 맞아?!]라는 불안감이 들 정도로 그렇게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일본식 료칸 - 한 번으로 족한 숙소 <토모노야> / 국내에서 료칸 체험은 비추

숙소는 일본식 료칸으로 이곳을 예약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객실 안에 히노키탕이 있어서였다.


이런 식의 숙소를 처음 경험 해 본 70대 친구와 5세 친구가 너무 좋아해서 그것만으로 만족이었지만, 두 번 방문할 곳은 아니다.

숙소에서 제일 좋았던 히노키탕
숙소에서 준비해 둔 저녁을 먹고 주변 산책을 한 후 삼대가 함께 히노키탕 안에서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 회사에서 있었던 일, 계모임에서 있었던 일등 나름의 사회생활 이야기를 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던 시간들은 영원히 잊지 않도록 접어 놓은 추억의 페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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