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아닌 ‘나’를 들여다보는 하루의 기록
면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마음은 조용히 들썩인다.
잘했을까? 아니, 너무 많은 말을 했던 건 아닐까.
그 짧은 시간 안에 나라는 사람을 얼마나 전할 수 있었을까.
이제는 오롯이 기다림의 시간이다.
사실 지금 내가 지원한 이 자리, 꼭 ‘이곳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곳은 아니다.
어쩌면 더 좋은 조건, 더 큰 도시, 더 넓은 무대를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내가 어디를 원하느냐보다
이곳이 나를 원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마음이 자꾸 더 깊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온 날들을 돌아본다.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다.
누군가는 알아주지 않아도, 나만은 안다.
매일을 무너지지 않게 붙잡으며 여기까지 왔다는 걸.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그 마음을, 그 수고를,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이제는 중년이라는 단어에 조심스레 발을 담그며
두 번째 삶을 준비하고 있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처음이라고 두려워하기보다는
이 시기에 다시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단단해졌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이 기다림 속에서,
문득 내 안의 고집이 떠오른다.
지금까지 나는 얼마나 나의 방식만을 고집해왔을까.
그게 나를 지켜주는 힘이기도 했지만,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데는 벽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면접관 앞에서 그 사실을 문득 깨달았고,
그것만으로도 오늘 나는 조금 자란 것 같다.
누군가는 나를 판단할 것이고,
나는 그 판단을 기다리는 입장이지만
오늘만큼은 그 기다림 속에서
나를 조금 더 솔직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