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할 때 한 번쯤 쳐보자

한컴타자연습을 아시나요

by 엘리엇

옛날에 컴퓨터마다 깔려 있던 한컴타자프로그램은 이제 없다.

그래도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타자연습을 할 수 있는 홈페이지가 나온다.

초딩 때 ‘메밀꽃 필 무렵’이나 ‘소나기’ 단편소설을 따라 치면서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항상 첫 페이지만 주구장창 연습해서 두 번째 페이지로 가면 조금 느려진다. 애국가는 짧아서 4절까지 다 칠 수 있다.

새로 발견한 타자연습 사이트에서도 ’ 메밀꽃 필 무렵‘이 있다. 하지만 1000원을 내고 칠 수 있단다.

무료였던 많은 것들이 요새는 유료화되고 있다.

그땐 학교에서 시켜서 억지로 했지만 이제서야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저 1000원이 나를 가로막는다.


어영부영 장문연습을 찾았다. 소설은 없지만 오래돼서 까먹은 수학개념이 있다. 그래프와 숫자로만 보던 수학을 한글로 정의 한 걸 보니 새롭다.

교과서에서 보지 못했던 덜 유명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도 있다. 25살 먹은 성인이지만 나름대로 유익하다.

타탁타탁타타탁

평균 467타

놀랍다. 그동안 연습도 안 했는데 이건 오르는구나. 컴퓨터로 과제하고, 일했던 10년은 무시 못하나 보다.

고등학생 때는 최고타수 500타를 넘으면 수행평가 100점을 줬다. 겨우 300타를 치던 나는 한 번도 넘어 본 적이 없었다.

딱 한 번만 빼고.

수행평가 당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500을 찍었다. 백점이다. 얼른 선생님한테 보여주고 자유시간을 가졌다. 정말 운이 좋았던 날이었다.


요즘도 가끔 타자연습을 한다. 공부하기는 싫고 놀면 눈치 보이고 시간낭비하기 싫을 때다.

막막한 오늘하루를 외면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의외로 효과가 좋다. 짧은 시간이지만 무언가에 집중했다는 사실이 엔도르핀을 돌게 한다.

공부하기 전에 집중력을 끌어올린다는 핑계로 키보드를 두들긴다.

자판이 딸각대는 소리도 좋다.

여전히 숫자와 “따옴표”에서 버벅대지만

마지막에 보여주는 최고타수 숫자 세 자리가 기분을 좋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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