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평 화단에
비가 내렸다.
S군은 수박 잎에 맺힌 빗방울을
바라보며 말했다.
“비를 맞은 수박이 더 싱그러워 보여.
꽃잎이 젖었는데도 꿋꿋하게 펴 있네.
이 녀석, 참 대견해.”
강 대장은 해바라기 줄기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비를 맞고 나면 더 단단해지지.
사람도, 꽃도.
젖은 잎이 마르면 더 깊은 색이 되더라고.”
뚜기는 조심스럽게 화단 가장자리에 앉았다.
벌레가 나올까 봐 살짝 긴장했지만,
비 냄새가 좋아서 참기로 했다.
“비 오는 날은…
화단이 더 조용해지는 것 같아.
식물들이 숨을 고르는 느낌이야.”
S군은 갑자기 “쉿!” 하더니,
지난 ‘1평의 기적 (4)’에서 애정아이의 수분 걱정이 해결되었다며 속삭였다.
“쉬잇… 와호! 암꽃 옆에 수꽃이, 수꽃에 나비가…”
우리 셋은 말없이 화단을 바라보았다.
햇살이 다시 1평을 비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