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사례 3

손가락을 뜯는 아이

by 쿠쿠이


수지(14, 여)는 금년에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데, 엄마는 수지가 손가락을 뜯어서 걱정이라고 한다. 엄마는 메시지로 부모도 모르는 억압된 자의식이 있는 거 아닌가 걱정을 한다. 상담자인 나로서도 많이 걱정이 되었다. 손가락을 뜯는 것이 어떤 불안증이나 심각한 정신적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u3524712174_a_very_cute_13_year_old_Korean_girl_who_bite_her_na_0bf044d6-e306-44da-9c16-bd713da3f79c.png


그런데 막상 만나서 대화를 해보니 수지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였다. 그리 큰 정신적인 문제가 보이지 않았다. 우선, 문제 파트를 불러내고 이에 반대되는 동기부여 파트도 불러내어서 파츠간의 합의를 유도하는 방식의 파츠세러피를 시도해 보았다.


손가락을 뜯는 파트는 자신의 이름을 "손톱이"라고 한다. 손가락을 뜯는 이유를 물어보니 "신경이 쓰인다. 굳은살 다 빼버리고 싶다. 답답한 데 굳은살을 뜯으면 좀 풀린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문제는 손가락 뜯는 것을 반대하는 파트가 안 나온다는 것이다. 내담자 수지는 "도대체 뭐가 문제야 아무렇지도 않은데 "라는 태도를 보인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사전 개인사 면담 때 들었던 초등학교 6학년때의 기억으로 역행해서 들어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그림을 그렸는데 우는 표정의 미소년을 그렸더니 친구하나가 이를 트집 잡아 놀린다. 이에 덩달아 절친이었던 친구까지 상대편을 들면서 같이 놀린다고 한다. 이 친구들에 대한 감정을 물어보니 밉고(7), 억울하고(7), 절친에 대한 배신감(8), 1년 동안 자신의 감정을 말 안 한 거 후회된다(8)라고 한다.


이러한 감정들을 EFT(감정 자유 기법)으로 5회전 하여 해결하고 다시 사건들을 체크하니, 역시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가 괴롭히려고 휴지를 가져다 달라고 한 것을, 멀리서 휴지를 던졌는데 마침 그 휴지가 담임 꺼여서 담임선생님이 화가 나서 자신을 야단쳤다고 한다. 이때 전후 사정을 살피면 자신에게만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닌 것을 알았을 텐데 담임선생이 자기만 야단친 것이 너무 야속하였다고 한다. 감정을 물어보니 담임에 대한 실망(5), 수치심(6), 행동에 대한 후회(5) 정도 나온다. 역시 EFT로 모든 감정을 0으로 만들었다.


그 이후, 다시 마음의 방으로 가서 손가락 뜯는 것을 이제 그만두는 것이 어떠냐고 하니까 내담자 수지는 순순히 동의한다. 그래서 수지는 앞으로 손가락을 뜯지 않고 예쁜 손가락을 만들어 나가기로 약속하고 돌아 나왔다.


아마도 내담자는 의식하지 못했어도 초등학교 6학년 때 1년 동안 친구들에게서 놀림을 받았던 기억과 감정이 답답함을 유발했고, 내담자가 손톱으로 손가락을 뜯는 행동으로 이어진 거 같다. 아이들은 비교적 조그마한 사건으로도 심각한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는 거 같다. 하기는 1년 동안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건은 전체 인생의 1/10에 육박하는 매우 긴 시간일 수도 있겠다. 아이에게는..


상담후 일주일이 지났다.

아이에게 "아직 손톱 뜯고 있니?" 라고 문자를 보냈다.

아이는 "아뇨. 이제 손톱 안뜯어요" ..


- 최면상담가 쿠쿠이 (성지) -




작가의 이전글갓난아기가 엄마를 떠나 할머니에게 맡겨진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