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을 가능하게 해 준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개발자 영어 공부법
토종 한국인으로서 몇 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얻은 진짜 현실적인 영어 공부 팁들을 모두 공유하려 한다. 참고로 돈 한 푼 들지 않는 방법들이다.
해외취업을 목표로 준비하는 개발자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괜찮은 인사이트가 될 거라 생각한다.
"응? 전화/화상영어로 영어 실력을 늘리면 언젠간 인터뷰 통과할 정도의 실력에 도달할 수 있지 않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영어 잘 못하는 토종 한국인에게는 저렇게 막연하게 공부해서는 절대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
전화/화상 영어로는 현업에서의 다양한 표현과 용어를 사용하고 기술적인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갖기가 어렵다. 현업 수준의 전문적인 대화를 해 줄 튜터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비리그 대학생들과 연결해주는 R사의 서비스도 이용해봤지만, 현업 경험이 없거나 인턴 경험 정도가 있을 뿐이라 전문적인 대화는 어려웠다).
전화영어 할 시간에 Mock Interview(모의면접)을 최대한 많이 하는 걸 추천한다.
심지어 무료 사이트도 있다. Exponent(www.tryexponent.com)라는 사이트를 강력 추천한다.
단순히 인터뷰 연습이 된다는 점 이외에 또 한 가지 좋은 점은,
매번 다른 억양, 생김새, 스타일을 가진 랜덤한 외국인과 매칭된다는 것이다.
실제 면접도 랜덤한 외국인과 갑자기 대화를 해야 하니까 완벽하게 동일한 상황이지 않은가?
이런 낯선 상황에 익숙하게 만들어줘서 실제 인터뷰에서도 긴장하지 않게 해 준다.
처음엔 부담되고 하기 싫을 수도 있는데, 잊지 말자. 불편함을 최대한 미리 마주할수록 나중에 편해지는 거다.
인터뷰는 현실적으로 면접관보다 내가 말하는 시간이 훨씬 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중에 말하기 실력이 압도적으로 중요하다.
최소한 내가 아는 기술적인 개념이나 용어를 모두 영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면접에서 내 실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길을 걸어갈 때, 샤워를 할 때, 양치질을 할 때 등 아무 주제를 랜덤으로 하나 정해서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설명해 보자. 소리를 내서 말하지 않아도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거나 작게 중얼거릴 수도 있다.
설명하다 막히면 챗지피티한테 물어보고 다음번 혼잣말할 때 의식적으로 사용하려고 하면 완전히 내 걸로 만들 수 있다.
가끔씩 영상을 녹화해서 내가 말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추천.
릿코드(LeetCode) 문제를 풀 때도 많이 푸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하나의 문제를 “영어로 설명하며 푸는 연습”이 더 가치 있다.
“무조건” 문제 시작부터 끝까지 가상의 인터뷰어에게 설명하면서 풀고, 그 문제 설명에 쓸 수 있는 영어 표현들 최대한 익히고 넘어가는 걸 추천한다.
아무리 스스로 풀어냈더라도 공식 풀이와 유저들의 풀이를 꼭 읽으면서 영어 표현과 설명 방식까지 얻어가자.
문제 잘 풀면 당연히 좋지만, 코딩 “테스트”가 아니라 코딩 “인터뷰”라는걸 잊으면 안된다.
아무리 잘 풀어도 설명을 잘 못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리 만무하다.
문제 이름으로 유튜브에 검색하면 나오는 풀이 영상이나 가상 인터뷰 영상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유튜브를 습관적으로 보는 습관을 오히려 활용할 수 있다.
새 계정을 만들고 국가를 미국, 언어를 영어로 설정한 뒤 한국어 영상은 모두 ‘관심 없음’으로 표시하자.
조금 지나면 영어 영상만 피드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습관적으로 한국어 쇼츠를 보는 대신 이 계정으로 인터뷰 팁, 가상 인터뷰, 커리어 조언, 해외 테크 업계 관련 영상 등을 시청해 보자.
이 과정에서 영어 듣기 실력은 물론, 인터뷰 꿀팁도 얻고, 인터뷰 때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영어 표현들까지 익힐 수 있다. 참고로 나는 다양한 억양에 익숙해지기 위해 악센트 별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가장 많이 들은 건 인도와 중국 악센트였다. 테크기업 면접관들의 인종 비율을 생각하면 미국 다음으로 많은 비율이었기 때문이다.
유튜브뿐 아니라 팟캐스트도 좋다. Meta Tech Podcast 와 the Peterman Pod 추천한다.
결국 언어 학습의 핵심은 꾸준함이다.
한국처럼 영어를 거의 쓰지 않는 환경에서는 흥미를 느낄 만한 콘텐츠를 영어로 소비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취업에 관심이 있다면, 이 방법이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최고의 동력이 된다.
평생 한국에서만 살았다면 대부분 영어로 외국인과 소통하는 것 자체가 생소하고 부담스러울 것이다.
이건 위에서 말한 3가지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되는 보너스 효과다. 굳이 해외에 가지 않더라도 온라인상으로도 영어와 해외 테크 업계에 노출시킬 수 있는 것이다.
추가로 좀 더 한다면, 릿코드(LeetCode) 내 Discuss 게시판, 블라인드(Blind), 레딧(Reddit), 디스코드(Discord) 같은 앱도 활용해 보라.
블라인드 앱의 경우 최초 실행하면 국가를 미국으로 설정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가?
(또는 웹 버전을 사용할 수도 있다(teamblind.com))
여기서도 해외 개발자 친구들 사귀어서 인맥을 넓힐 수 있고. 추천서를 받을 수도 있다.
난 지금 회사인 메타에 추천서를 써준 캐나다 친구도 블라인드에서 알게 돼서 화상 통화도 하면서 친해졌다.
성인이 되어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외국인 친구를 만들기 정말 힘들지만 Exponent 나 Blind 에는 커리어 개발에 관심이 많은 개발자들이 정말 많아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참고로 요즘 채용 시장이 좋지 않아 추천서가 없으면 인터뷰 기회조차 얻기가 어려운데 미국 블라인드의 Tech Referrals 게시판에 가면 어렵지 않게 원하는 회사의 현직자로부터 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
굉장히 유용한 사이트를 하나 더 공유하자면, ADP List(https://app.adplist.org/) 라는 사이트가 있다.
테크 업계의 경험 많은 선배들에게 무료로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사이트다. 원래는 디자이너들의 멘토링 커뮤니티로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제는 개발자들도 많이 있다. 빅테크 출신 멘토들도 정말 많다.
사실 이 사이트는 Exponent 로 만나 친해진 대만 개발자 친구가 알려준거다. 취업 시장에서 네트워킹과 정보의 힘은 이렇게나 강력하다.
이렇게 준비해서 Coding Interview, System Design Interview, Behavioral Interview를 통과한다면 해외에 가서 당장 서투르게라도 일을 하는 게 가능해진다.
* Coding Interview에서 막힘 없이 말할 수 있게 되면, 코드 리뷰에서 토론이 가능해지고,
* System Design Interview에서 막힘 없이 말할 수 있게 되면, 시스템 설계에 대한 토론이 가능해지고,
* Behavioral Interview에서 막힘 없이 말할 수 있게 되면, 프로젝트나 업무에 대한 대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각종 인터뷰를 준비하는 과정은 단순히 면접에 합격하기 위한 목적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 일을 할 때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디에 쓸지도 모르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과 비교하여 매우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Blind, Reddit, Leetcode Discuss 등에서 글이나 댓글을 쓰면서 대화를 하며 길러진 writing 스킬도 나중에 일할 때 도움이 된다. 왜냐면 협업을 할 때 채팅으로 대화하고, 코드리뷰를 할 때 댓글로 대화하는 등 writing 스킬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speaking 스킬은 혼잣말을 통해, listening 스킬은 유튜브와 팟캐스트를 통해, writing 스킬은 온라인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할 수 있다.
나는 이 방법을 통해 지금의 회사인 메타에 합격했다.
일단 해외에서 일을 시작하면 굳이 일부러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한국에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영어 실력이 빠르게 향상된다. 그것도 굳이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아도 말이다.
스스로에게 영어 공부를 하는 이유를 질문해 보자.
만약 해외취업이 가장 큰 이유라면, 매년 막연히 새해 목표를 영어 공부로 설정하여 전화/화상영어로 쓸 일 없는 일상 영어 조금 하다 마는 대신 위의 방법으로 해보자.
영어 공부 자체가 목표가 되면 안 된다. 해외 취업이라는 진짜 목표를 위한 "도구"로 취급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하면 영어 실력도 더 는다.
영어 공부 따로, 인터뷰 준비 따로 하지 말자. 반드시 같이 해야한다.
면접에 합격할 수 있는 영어만을 목표로 공부해서 어떻게든 최대한 빨리 해외에 나오는 것이
나 같은 토종 한국인이 돈과 시간을 절약하면서 영어를 잘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