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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Feb 20. 2024

"서" 유럽 닮아가는 "동" 유럽 크로아티아

슬라브 민족에 대한 연민

약 넉 달만에 크로아티아 출장이다. 주말에 서울에 비가 와서 좀 쌀쌀했지만 현지 지인들에 물어보니 날이 풀려 지내기 좋다 한다.

회사 동료들이 내 출장 일정을 알고는 부러워하는 눈치다. '크로아티아면 괸광국가'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를 거다. 그도 그럴 것이 현지에 한국인 관광객이 무척 많아 항공권 예약도 쉽지 않았다.


사실, 크로아티아라는 국가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국, 종편 '꽃보다 누님' 방문지, 좀 더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 아바타 촬영지 정도일 거다. 한편, 역사학, 국제정치학을 공부하시는 분들에겐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 해기에 이웃 나라들과 피비린내 나는 20세기 마지막 유럽 분쟁 국가 혹은 발칸 화약고를 떠 올린다면  많이 아는 수준이다.


사실 크로아티아는 옛 유고연방국, 내전국, 화약고라는 이미지가 많이 사라졌다. 옛 유고 연방 탈퇴를 인근 슬로베니와 가장 먼저 선언했고 2013년에는 기존 서유럽 주도의 유럽연합 즉, EU 가입을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본래의 자국통화인 쿠나(Kuna)를 대신해 국제통화인 유로를 사용하고 입출국 심사 없이 '서'유럽 국가들 드나들 수 있다. 물론 역사적으로 가톨릭 국가여서 기존국가들이 자기편으로 인정하는데 편함이 덜 했겠다.

그런데 기존 서유럽 국가들은 EU내에서 크로아티아 번영을 공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도움 필요한 국가라는 인식이 있다.


최근 5년내 난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크로아티아, 체코, 슬로바키아 그리고 헝가리 등과 업무 출장 기회가 많았다. 헝가리를 제외하고 공점은 슬라브 민족이라는 것 1980년대까지 냉전시대의 옛 공산권이라는 점이다


소련  붕괴되고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지자 이들 국가들은 독립국가 혹은 자유화, 민주주의화, 자본주의화되었다. 1990년대에는 소위 체제전환 지위로서 서유럽 국가들의 지원을 받아 서유럽화 환경이 마련되었고 2000년에는 EU 확대에 따라 이들 국가들은 서유럽 제도권으로 급속히 편입된다.


2013년 크로아티아 가입을 두고 EU내에서는 후진국 크로아티아를 회원국으로 받는다는 건 EU의 실수라는 둥 말이 많았다. 신생국의 설움을 크로아티아는 감내하였던 것이다.


크로아티아뿐만 아니라 아직 EU에 가입하지 못한 세르비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을 엮어 '유럽의 화약고"라고 부른다. 그러나 직접 방문해 보면 정말 평화롭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전쟁과 갈등의 역사로 점철된 동유럽에서 우리나라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자기들끼리 치고받은 적은 드물다. 11세기 십자군 전쟁의 서진 지역, 16세기 오스만튀르크의 북방 진격지역이 발칸이고, 현대사에서는 세계대전의 발발지이자 강대국들의 전쟁터로 이들은 원치 않는 피를 흘렸다. 1,500여 년간 동유럽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슬픈 역사를 가슴에 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일전쟁, 러일전쟁이 일어나 일제 강점기, 남북 분단까지 온 것 아닌가.


크로아티아의 서유럽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젊은 사람들도 많아 도시는 활기차고 EU 가입으로 기대하는 부분도 많다. 그동안 2등 유럽국가으로서 서러움은 잊고 그들이 이미 축구 최강국으로 알려졌듯 좀 더 나은 이미지로 잘 사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자그레브 성마르코 성당

옐라치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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