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또 다른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특히 우리나라는 1월 1일 신정, 음력설을 지내며 연초 두 번의 새로움을 보내지만 3월은 학생들에겐 개학과 개강 그리고 절기상으로 봄여름가을겨울의 봄이 시작되기에 또 다른 새로움이다. 근래에 삼한사온이 사라진 우리나라에서 지겹던 두꺼운 외투를 벗고 봄옷으로 멋을 잔뜩 내고 꽃이 '새롭게' 피어 주위풍경에서 다름을 느낀다.
예전에는 국경일이 주말에 걸리면 주말과 국경행사를 동시에 했는데 올해는 대체 공휴일이라는 제도가 생겨 주말부터 3일 연휴를 보내고 3일부터 3월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연휴 동안 쌀쌀하고 비도 와 걱정을 했고 잔뜩 흐린 하늘을 보며 나도 새로운 봄을 맞았다. 3일부터 나의 네 번째 직장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앞의 두 번의 이직에서 출근 전날 무척 긴장되고 걱정도 생겨 잠을 설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전날 일찍(11시) 잠을 청했다. 5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러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 적응, 동료 등에 관한 걱정이 아니라 생각일 게다. 나는 30년 동안 공공기관에서 근무해 주위사람들 대부분은 정년 60세를 꽉 채우고 회사를 떠난다. 철밥통이라 불리는 이유가 고용 안정성이다. 그래서 과거 내가 업무로 인연을 맺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사 혹은 이직 이야기를 꺼내고 이직하는 곳이 공공기관이라 하면 시큰둥하게 잘하라고 말하고 큰 '걱정'은 안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달랐다. 나의 네 번째 직장은 민간부문이다. 내 이직 소식과 새로운 근무지를 알게 된 前 직장 동료들의 반응은 많이 달랐다. 몇 년만 '버티면' 정년인데 왜 민간에 가서 고생이냐, 압박이 심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직장 내공이 30년인 나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팔랑귀가 되었고 조금씩 걱정도 했던 건 사실이다.
매 10년마다 난 인생의 전환점을 스스로 만들었다. 이번에는 공공부문에서 민간부문으로 옮기는 것일 뿐이다. 이 민간기관에서는 내 경험을 높이 샀고 난 그 기대에 부응하면 된다. 돌이켜 보면 공공기관에 안전한 틀에 갇히여 살았다. 새로운 것을 시도한 다는 것은 제한된 그릇 내에서였고 변주(Variation)이었다. 새로운 직장이 내게 요구하는 것은 내가 경험한 능력을 기반으로 그들이 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보라는 것이다. 前 직장동료들은 이 부분에 내게 축하해 주지 않아 다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전 직장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도 없다. 사람들이 그립지도 않다. 뭘 해야 할지 잘 될지 불투명(unclear)한 상태이나 내 머리는 어느 때보다 가볍고 맑(Clear)다. 인생 50여 번의 봄을 맞이했지만 유난히 다르게 느껴지는 나의 네 번째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