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를 잃어버리고 남은 두 마리를 보고 있자니, 집으로 데려가려던 결심은 버렸다. 사실 내 맘속 결심이었을 뿐이지만, 둘을 떼놓는 건 못할 짓 같았다. 나도 고양이들을 잃었지만, 그들도 나와 똑같이 잃어버린 입장이다. 서로 같은 이별을 공유 중이었다.
그 무렵엔 고양이들을 찾아가는 일이 잦았다. 불안하니까 자주 확인했다. 그곳에 있어야만 안심이 되는 나날들이었다. 그리고 나는 고양이들이 사는 아파트로 이사하기로 결정했다. 가까워야 안 잃어버린다. 이사를 가며 멀어져서 손을 놓친 것 같아 괴로웠다.
삼색고양이는 작고 겁 많은 고양이가 나를 쫓아 나오면 필사적으로 따라붙었다. 혼자 남을까 두려웠겠지. 둘이서 잘 지내주기를 바랐다. 나를 따라오는 작은 고양이를 밀어내면서, 언젠가 삼색고양이도 떠나고 나면 너 혼자 남으면 그때는 우리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같이 살자 그랬다.
안고 있어도 가슴이 아프고, 쳐다만 봐도 코끝이 찡했다. 눈으로 보면서 닳을까 아까웠다. 사라질까 두려웠다. 그때 내 마음속 깊은 곳에는 항상 우울감이 파도처럼 일렁였던 것 같다. 건들면 툭 하고 쏟아져 나를 잠식할 것처럼. 그냥 기분이 위태로웠다.
고양이들이 늘 지내는 그 화단의 1층을 계약하고 싶었는데, 매물이 없었다. 아쉬웠다. 집에 공간이 넓어졌으니, 고양이들에게 위기가 닥치면 언제든 잠시라도 보살필 수 있겠다 생각하니 조금 안심됐다.
이사 날짜가 다가오고, 인테리어며 뭐며 자주 들렀다. 그만큼 애들도 자주 만났다. 둘이 잘 지내는 모습에 다행이다 싶었다. 금요일이 좋았고 토요일은 더 좋았고 일요일은 기다려졌다. 시시때때로 만나러 갔다. 집에 들어가 30분 있다 또 나가고, 그랬다. 이사 갈 집을 본다는 핑계로 몇 번이고 들락거렸다. 좋았다, 떨렸고 설레었다.
매일 이렇게 집에서 빠른 걸음으로, 아니, 그냥 전속력으로 달려서 가면 3분 거리다. 이제 우리의 거리는 3분이다.
집에서 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삼색고양이가 죽었다고 했다. 전화를 받자마자 눈물이 바로 터졌다. 애처럼 울었다. 정신 나간 여자처럼 괴성도 나왔다. 울면서 주섬주섬 옷을 입는데, 팬티가 다 보이게 너덜한 바지를 입는지도 몰랐다. 왜 죽어? 이게 진짜인가 싶었다.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해하기도 전에 눈물부터 나왔었는데 이번에도 같았다. 이해하기 전, 그 말을 듣자마자 그냥 울었다. 너무 울어서 숨을 쉬고 있었는지 안 쉬었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원통해 방방 뛰면서 반려인에게 소리 질렀다.
내가 보러 가겠다고 했잖아. 왜 있다 가자고 해서 방울이 가는데 인사도 못하게 해. 내가 갔으면 안 죽었을지도 모르잖아.
미친 여자처럼 날뛰다 앉아서 또 울었다. 차 키를 들고 눈이 너무 부어 무거운 채로 아파트로 갔다.
따뜻했던 12시, 쓸쓸함 없던 벤치였는데, 쓸쓸하다. 벤치만 덩그러니다. 해가 길어진 초여름이라 아직도 햇살은 따사로운데, 안 따사롭고 따갑다.
벤치에 앉았더니, 작고 소심한 고양이가 내 다리에 폭 하고 무게를 싣는다. 넷이었는데, 다 잃어버리고 하나 남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말했다. 나는 고양이를 데려올 거라고. 반려인은 입을 꾹 다물고 앞만 보며 운전했고, 나는 다시 한번 쐐기를 박았다.
데려올 거야.
예뻤던, 그리고 너무 소중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