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세상은 닫혔지만 나의 세상은 그때가 시작이었어
그때
나는 많이 무서웠어.
소리가 많았고
냄새가 겹쳤고
사람들은 날 막 만졌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어.
가까이 오면 몸이 먼저 혀를 내밀었고
그래도 가까워지면
사람을 물었어.
나는 더 안쪽으로 밀려났어.
날짜가 적힌 종이가 붙었고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었어.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는 몰랐어.
다만
사람들이 나를 보는 눈이
조금씩 달라졌다는 건
알 수 있었어.
너는
나를 오래 보지 않았어. 대신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았어.
나는
움직이지 않았고
너도
움직이지 않았어.
그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그래서
나는 그날을 기억해.
며칠 뒤
너는 다시 왔고 이번에는 무는 나를 억지로 꺼내 품에 안았어.
밖은 낯설었고 차는 흔들렸어.
그날 이후
나는 철창으로 돌아가지 않았어.
나중에 알게 됐어.
그날이
네가 일을 그만두던 날이었다는 걸.
너의 세상은
그때
조금 닫혔을지도 몰라.
하지만
나의 세상은
그때가 시작이었어.
나는
예민했고, 항상 배가 고팠어
너는 나에게 항상 소리 질렀지만
나는 네가 날 사랑한다는 걸 알아
난 고맙다는 말을 몰라.
다만
네가 앉으면 나는 옆에 앉았고
네가 돌아오면 나는 행복해.
그걸로
나는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