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첫 기일, 변함없는 하루
한가위는 각자 따로 보냈지만, 오늘은 어머니 첫 기일이라 가족이 함께 모였다. 돌아가신 지 꼭 1년이 되었지만, 집안 풍경은 그대로다.
누워계시던 어머니만 잠시 자리를 비우셨을 뿐, 벽에 걸린 달력은 여전히 1년 전 그날에 멈춰 있다. 그 달력 아래, 어머니가 늘 계시던 자리가 유난히 텅 비어 보인다.
오늘 제사상엔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음식들만 올렸다. 새우전, 미나리 전, 꼬막, 고사리나물무침, 오징어미나리무침, LA갈비… 냄새만으로도 어머니가 “이거 맛있게 했네”라며 웃으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내와 제수씨, 여동생이 정갈하게 음식을 차리고, 나는 눈치껏 무거운 짐을 나르고 대청소를 했다. 분주했지만,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텅 비어 있었다. 지금도...
인기척에 옆집 어르신이 들르셨다. “어머니 소식 듣고 너무 안타까웠어요.” 말끝을 흐리시던 어르신은 얼마 전, 5년간 투병하신 영감님을 보내셨다고 했다. 이제 곧 49재를 치른다고 하시며... 짧은 인사였지만, 서로 빈자리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8시가 가까워지자 일을 마치고 남동생과 매제가, 그리고 아들, 조카들이 하나둘 도착했다. 제사를 마치고 둘러앉아 저녁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동안 쌓인 쓰레기와 재활용품은 젊은 세대들이 알아서 정한 장소로 배출했다. 어머니가 계셨던 예전 같으면 다들 하루 자고 갔겠지만, 늦은 시간이 되자 하나둘 인사를 나누고 돌아간다.
문득, “이제 정말 일상으로 돌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가족들은 각자 자리에서 어머니를 기억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다 같이 바람 쐬러 갔으면 좋겠다.
아침부터 고생한 아내, 제수씨, 여동생에게 마음을 담아 전한다. “고맙습니다. 어머니도 분명 흐뭇하게 보고 계실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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